2 대 18. 이는 어느 스포츠 경기의 스코어가 아니라 지난 4년간 한국과 일본에 각각 영향을 미친 태풍의 숫자다. 그래서 당연히 스코어가 높은 것 보다는 낮은 것이 좋다.  　제21호 태풍 제비가 일본 남서부 지역을 상륙,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대규모 산사태에 정전, 공항과 항만 폐쇄, 재난 영화에서 나 나올법한 온갖 종류의 피해가 발생해 일본 국민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자연 재난에 대한 대비가 철저하다는 일본 정부도 이번 태풍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올해 일본에 상륙한 태풍은 제12호 `종다리`, 제15호 `리피`, 제20호 `시마론`등이 모두 4개나 된다. 반면 우리나라를 통과한 태풍은 제19호 `솔릭` 이 유일했다. 　이쯤 되면 일본과 우리나라가 인접해 있음에도 이처럼 태풍이 일본 쪽으로 쏠리는 현상에 대해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기상학자들은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일본은 동서로 길쭉해 초여름에는 태풍이 서쪽인 대만을 향하고, 8월로 넘어오면 동쪽으로 치우치면서 일본을 향하기 때문에 그 중간으로 태풍이 지나갈 때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접근하기 전 태풍이 이미 중국과 일본 대륙에 부딪히면서 세력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아 그렇다고 한다. 한마디로 지리적 특성 때문에 덕을 보고 있다고 한다. 　또 한가지 간과 할 수 없는 요인은 한반도 서쪽 티베트 고원이다. 이 공원에서 발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티베트고기압도 우리나라에는 우군 역할을 한다. 올해는 특히 이 티베트고기압이 크게 확장해 중국 대륙에서 발생한 열적 고기압과 합쳐져 한반도를 덮는 `솥뚜껑` 역할을 하며 제14호 야기, 제15호 리피 등을 튕겨내는 역할을 했다. 반면 일본의 경우 티베트고기압처럼 대기 상층에서 태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고기압이 없다. 　일본의 경우 태풍 `제비`로 인명피해는 물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될 전망이다. 특히 공항과 항만 기능의 마비는 무역에 상당한 영향을 주리라 여겨질 뿐만 아니라 잘나가던 일본 경제에 발목을 잡을 기세다. 　현재 스코어가 `한국 2 vs 일본 18` 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스포츠 경기만큼 쉽게 뒤집어 지지는 않겠지만 이 스코어가 언제 뒤바뀔지는 자연만이 안다. 지금처럼 스코어에 다소 여유가 있을 때 미리미리 자연재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자연의 경고장은 이미 우리 곁에 도착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