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3년만에 고개를 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해 해외 등으로 떠나는 대구 지역 여행객들 상당수가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업무차 쿠웨이트를 다녀온 A(61)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게 돼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이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격상했지만 국내외 여행객의 수문 역할을 하는 대구국제공항은 오히려 이와는 거리가 먼 분위기다. 10일 오전 11시께 대구공항 1층 대합실은 수학여행을 떠나려는 학생들과 외국으로 떠나려는 여행객 등 400여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들의 목적지는 대부분 제주도와 인천,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등 메르스 발생 지역인 중동과는 거리가 있지만 세계 관광객이 모이는 `허브` 공항이 도착지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에도 정작 메르스에 대한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메르스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중동 호흡기질환으로 예방을 위해선 미세먼지까지 거른다는 `N-95` 마스크 착용이 필수로 알려져 있지만 여행객들은 N-95 마스크는 커녕 일반 마스크 조차 착용한 여행객은 보이지 않았다. 대구공항 직원들도 메르스에 무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층 국제선 출국장 입구 보안직원 2명만이 마스크를 작용했을 뿐 나머지 직원들에게서는 메르스를 대비하기 위한 어떠한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마스크를 작용한 직원들도 N-95 마스크가 아닌 일반 마스크를 작용하고 있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다는 A(18·정화여고 2학년)양은 "우리나라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제주도로 여행을 가는 것이라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며 "학교에서도 메르스를 대비해 마스크 등을 준비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큰 위험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B씨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지금껏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기에 위험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 "고작 1명에 불과한 환자고 같은 비행기에 있던 대구 시민들은 모두 격리된 것으로 안다. 걸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