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분야 종사자들 사이에서 업무철칙이 하나 있다. 바로 `나쁜 뉴스는 금요일에, 좋은 뉴스는 월요일에`라는 원칙이 그것이다. 나쁜 뉴스를 쏟아 내라는 금요일은 주 5일 근무제로 토요일자 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신문사가 늘어나고 있고 주말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뉴스의 주목도가 떨어지는 금요일이 나쁜 뉴스를 내보내기에 절호의 찬스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월요일은 정부나 기업 처지에선 나쁜 뉴스에 대한 관심을 주말 사이 희석한 뒤 `좋은 뉴스로 나쁜 뉴스를 덮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그래서 정부부처 공보맨들 사이에서는 금요일은 금요일대로 월요일은 월요일대로 중요하다. 　근래의 우리 눈앞에 닥친 일련의 일들을 보자 정부가 `7월 고용 동향` `국민연금 재정 추계 결과` `2022년 대입 개편안` 같은 좋지 않은 발표는 금요일에 나왔다. 그 전에도 마찬가지다. 정부 비판 여론이  큰 대입 개편 공론화, 북한 석탄 반입 수사, 신고리 5·6호기 일시 중단 등도 모두 금요일 발표됐다. 　지난달 20일 금요일에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 세부 자료 67페이지를 전격 공개했다. 수사가 진행 중이고 2급 비밀을 절차 없이 청와대가 전격 공개한 데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금요일 발표로 주말 동안 `비판 없는 홍보`가 가능했다. 문제는 정부부처의 공보맨들이 이런 점에 눈을 떴는지(?) 이를 너무 자주 악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런 꼼수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금요일에 뉴스 쏟아버리기(Friday news dump)` `쓰레기 버리는 날(trash day)`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횡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금요일에 뉴스 털어버리기(friday news dump)`에는 일가견이 있어 보인다. 지난해 7~9월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참모 다섯을 잘랐는데, 모두 금요일이었다. 이슬람 7국의 미국 여행 금지, 성 전환자 군복무 금지 같은 논란 큰 정책도 금요일 깜짝 발표한 뒤 골프장으로 떠나는 일을 반복했다. 그래서 미국 언론인들은 금요일만 되면 긴장을 한다고 한다. 뉴스를 생산하는 주요 인물이고 중앙부처의 현안들이니 뉴스를 쫓는 기자들로서는 도리 가 없는 일이지만 썩 기분 좋고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이럴 때마다 기자들은 한 가지 소망을 가진다. `금요일에 나쁜 뉴스를 배출했으면 월요일에는 반드시 좋은 뉴스를 배출할 만큼 정치를 잘해 달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야 금요일 나쁜 뉴스를 기꺼이 받아들여준 국민들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