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꺼리 중 하나는 군대 가는 일이다. 이 땅에 태어난 젊은이들에게 군 복무는 피할 수 없는 국민의 의무다. 분단된 나라에서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누군가 나라를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과거에 36개월 하던 군 복무기간은 이 후 30개월, 24개월로 점차 단축되더니 지금은 21개월이다. 이마저 2020년 입대자부터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대로 18개월로 3개월이나 줄어든다.군 복무 기간이 이렇게 줄어들고 있어도 군 입대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가는 젊은이는 드물 것 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행동 하나하나 통제받는 군 생활은 그간 자유롭게 살아왔던 젊은이들이 적응하기엔 쉽지 않은 환경이다. 아직도 군부대 입영장은 가슴 짠한 모습들이 되풀이된다. 　군대에 자식을 보내는 부모들은 아무리 강심장을 가졌더라도 이 날 만은 눈가에 눈물이 맺히지 않을 수 없다. 군대란 낯선 환경으로 품속에 있던 귀한 자식을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차라리 자신이 대신 그 짐을 지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자식이 무사히 훈련을 마치고 자대배치 받기 바라며 무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리지만 제대 날 까지 한시도 걱정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 　태어나서 지금껏 자유롭게 지내다 훈련소에 입소한 젊은이들도 자신이 군대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잔뜩 긴장한 모습은 보는 사람들을 안쓰럽게 한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 전 신검통지서를 받는다. 신검 결과 현역입영 판정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 군 복무 고민을 안고 살아가 게 된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해 대학생활이나 사회생활의 즐거움을 뒤로하고 1,2학년 때 휴학을 하고 입영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학업을 이유로 입영을 미루는 젊은이들도 많다. 어쨌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입영을 연기해도 30살 전에는 어떡하든 군에 가야 한다. 군 복무를 마치지 않고선 사회생활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병역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만약 어떤 장관 후보자가 군대를 갖다오지 않은 미필자로 그 사유가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 여론의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일부 종목 선수들에 대한 병역혜택 논란은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 불거져 나왔다. 특히 야구 대표 팀 중 일부 선수들은 입영 날짜가 나왔는데도 대표선수로 기용됐다는 지적으로 온라인에는 비난 글이 줄을 이었다. 　일본은 프로선수 없이 아마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는데도 불구 한국야구대표팀은 절반 가까이가 병역 미필 프로구단 소속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나이 20살된 선수부터 입영일을 받아 놓은 고참 선수까지 망라돼 있었다. 다분히 병역혜택을 고려한 공정하지 못한 선수선발이라는 비난이 따라 붙었다. 　이런 탓인지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땄지만 일부 선수에 대해선 온라인상에선 `군대가라`는 비난이 계속 따랐다. 이 때문에 아시안 게임을 병역회피 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급기야 예체능분야 우수인재 양성과 국위선양이란 목적으로 지난 1973년 부터 시행된 병역특례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거센 후폭풍까지 몰고 왔다. 젊은 나이에 일반인들은 평생 만져 보지 못할 엄청난 몸값으로 돈 방석에 앉은 프로선수들에게 아마추어 선수들의 잔치인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대회에 출전기회를 주어 병역면제 혜택까지 주는 게 옳으냐는 것이다. 　야구의 경우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 대만을 제외하면 이제 모두 걸음마 단계다. 고작 몇 개도 안 되는 나라가 참여하는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병역면제 혜택까지 주는 것은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너무 쉽게 혜택을 누리는 것이어서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병역혜택이 일부 프로선수들과 예술분야 대회 입상자들의 전유물이 되거나 악용되어선 더 이상 안 된다. 다행이 병무청을 비롯 국방부 등 관련기관에서도 대회 이후 병역특혜 논란이 확산되자 병역특례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4일 개선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병역특례제도 시행 4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선진국 반열에 오를 만큼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달라졌다. 과거처럼 병역특례를 줘 가며 국위선양을 해야 할 이유가 사라진 만큼 이제 이 제도를 손볼 시기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선 방안은 국방의 의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대다수 젊은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누구나 공감하는 방향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병역자원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을 고려해 병역특례제도 폐지를 원칙으로 제도가 고쳐지길 바란다. 나라 지키는 일이 어떤 대회의 부상으로 주어져서는 더 이상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