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 누암리 고분군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적 제463호 누암리 고분군은 신라 진흥왕이 충주지역을 점령한 이후 본격적으로 조성한 고분유적이다. 인근 하구암리 고분군과 더불어 중원 최대 규모의 신라 고분군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기초 조사를 통해 고분 230여기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가’ 구역의 고분 2기(가-45호분, 가-50호분)을 학술 발굴조사하게 됐다. 그동안 조사된 중원지역 고분 중 최대 규모인 가-50호분은 축조 형태나 입지 조건에서도 다른 고분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격을 지니고 있다. 봉분을 보호하기 위한 호석열(護石列)을 기준으로 봉분의 지름이 17.6m, 남아있는 높이가 5.5m 가량 됐다. 석실은 봉분의 중앙에서 남쪽으로 치우쳐 만들어졌다. 봉토를 보호하기 위한 3~4단의 호석열을 봉분 전체에 평면 원형으로 둘렀다. 중원문화재연구소는 26일 “유물은 대부분 도굴됐지만 남한강과 충주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산지 남사면 최적의 위치에 이 같은 대형 고분을 조성한 것으로 볼 때 무덤의 주인공은 상당한 신분을 지닌 사람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가-45호분은 입구, 석실과 천장까지 거의 원형으로 남아 있다. 중원지역 신라고분의 축조 양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가-45호분은 도굴로 인해 석실의 천장 일부가 파괴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온전하게 보존돼 있다. 고분 2기에서 나온 유물은 다양하다. 굽다리접시(短脚高杯), 항아리(臺附長頸壺), 잔, 뚜껑, 도장무늬토기, 금귀걸이, 유리구슬 등이 출토됐다. 중원문화재연구소는 “이러한 유물은 대체로 6~7세기 신라후기의 것으로서 1990년대 초 현재 사적지로 지정된 구역에서 출토됐던 유물의 양상과 비슷하다”며 “특히 가-45호분의 경우 석실 내부 바닥에서 도장무늬(印花文)를 장식한 토기뚜껑이 출토됐는데, 이로 미뤄 보아 마지막 추가장(追加葬)이 신라후기 중에서도 늦은 시기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