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경제학 박사님들의 경제 이론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만일 한 나라의 경제가 그 이론대로 움직여진다면, 이 지구상 위에 경제 때문에 고민하는 나라는 없어야 옳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기상학자들이 많지만, 대기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것에 비유될 수도 있다. 그런데 기상학에는 사심(私心)이란 것이 없다. 따라서 기상학자들은 적어도 경제학자들에 비하면 객관적인 자연현상을 매우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최대한 근사치를 구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긴 하다. 　그러나 경제는 그 경제를 바라보는 사람의 위치나 성향에 따라 상당히 주관적일 뿐만 아니라 사심까지 개입된다는 측면에서, 특정인들의 분석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국가의 경제를 이론가들에게만 맡기는 것은, 자칫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 될 수도 있음으로, 국가 경제는 1차 생산자에서 부터 마지막 소비자에게 까지 실물경제 주체들에 의해 생성된 순수 데이타를 기반으로, 국가 정책 결정권자의 합리적 용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무인도에 세 사람이 표류하여 정착했다고 가정해보자. 한 사람은 낚시를 잘 하고, 한 사람은 사냥을 잘 한다. 그런데 나머지 한 사람은 사냥도 낚시도 모른다. 그럼 이 세 사람은 그 무인도에서 어떤 경제구조를 만들게 될까? 물고기를 잡는 사람도 때로는 육고기가 먹고 싶고, 사냥을 하는 사람도 때로는 물고기가 먹고 싶을 것임으로,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서로 교환할 상품이 있고, 자연스럽게 물물교환이라는 경제행위가 발생된다. 그런데 낚시도 사냥도 모르는 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래서 그가 만든 상품이 다름 아닌 서비스라는 상품이다. 그러니까 두 경제주체가 획득해온 상품을 관리하고 보관하며 가공하기도 한다. 다분히 기생(寄生)적인 면이 있지만, 그런 서비스도 필요한 것이기는 하기에, 경제활동의 범주에 포함이 되었다. 　그런데 직접 생산에 참가하지는 않으면서 서비스만 상품으로 파는 자가 욕심을 내어, 다른 두 사람이 잡아온 물고기나 육고기를 혼자 배가 터지도록 먹어버리고 찌꺼기만 조금 남겨, 두 생산자에게 나누어 준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 이 지구라는 무인도에 보편적인 경제체제로 자리한 자본주의 경제논리를 가장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자 했다. 생산자에게는 큰 이득이 없고, 생산자에게 기생하는 서비스 제공자들의 이익을 위해 개발한 경제논리가 현대 자본주의 경제학은 아닌지 모르겠다. 　첫째,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주식시장은, 원래 다수의 자본이 모여 큰 생산체계 구축을 가능하게 하자는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지금은 투기 도박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 할 만큼 변질되어 있다. 두번째, 부동산 시장은 절대가치와는 크게 상관없이 오직 버블가치에 의해서만 시장이 유지될 수 있는 버블경제의 대표적 산물이 되어 있다. 　500cc 맥주잔에 맥주를 천천히 따르면, 그 컵에 담긴 맥주는 500cc일 것이다. 그런데 1000cc 잔에 맥주를 급하게 쏟아 부으면, 금방 잔이 차고 거품이 넘쳐 흐르게 될 것인데, 그 거품이 다 꺼지고 나면 1000cc 잔에 남아있는 맥주는 과연 몇cc나 될까? 잔에 꽉찬 500cc 맥주를 500cc 값으로 마시겠습니까? 아니면 거품뿐인 1000cc 잔의 맥주를 두 배의 가격으로 마시겠습니까? 　수술은 사람의 몸에 날카로운 칼을 대는 대단히 무모해 보이는 의술이지만, 수술이 아니면 생명을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 있다. 지금 우리 경제야말로 죽음을 각오한 무모한 정책 없이 정상화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자,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해서 해본 소리이다. 　분배 얘기만 나오면 소스라치게 놀라는 사람들, 그들이야말로 스스로 우리 사회의 기생(寄生) 소득자임을 자인하고 있는 것이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