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관리자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목표와 방향성이 뚜렷해야 한다. 근무성적과 역량평가를 합산한 역량평가제도는 초급관리자로 들어서는 6급 공무원에게 지역에 필요한 일꾼으로써의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한다"정성욱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 원스톱일자리지원센터 사무관은 "자동차 보험회사에 입사 후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은 보험왕에게 지점을 맡긴다면 해당 지점의 직원들이 보험왕과 버금가는 실적을 올릴 수 있을까? 같은 이치라고 보면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정 사무관은 공무원교육원 근무 당시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역량평가제도를 도압한 공무원이다.역량평가제도는 공무원 개인의 실적 등 보유 자질에 초점을 맞춘 평가와 달리 조직의 목표 달성과 연계해 뛰어난 직무수행을 평가하는 제도다.이 제도는 미국이 성숙된 정치 환경을 구축하게 위해 최초로 도입했고, 우리나라는 2006년 7월 서울시가 최초로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범정부적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인사관리해 정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입했다.정 사무관이 역량평가제도를 적극 도입하려 했던 이유는 당시 공무원 승진제도가 `실적` 위주로 치우쳐 관치자로써의 제 역할을 못할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또한 여기에는 그가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한 `초심`도 포함됐다.사회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의 평생직장으로 공무원을 선택한 그는 1991년 경북 경주시 공무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자신의 일과 절대 타협하지 않고 `뚝심` 하나로 일에 매진했다. 1995년 대구시로 전입, 남구청 대명9동사무소(주민센터)와 공무원교육원, 공항추진본부 그리고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자신이 맡은 일과 타협하지 않으로 계획했던 대로 일을 추진하는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정 사무관은 "역량평가제도 도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은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행정이 자리잡힐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저를 포함해 공무원들은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자식들, 나아가 후손들이 보다 나은 행정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공무원`의 본질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냉철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던 그였지만 그러나 그를 힘들게 했던 것도 자신의 냉철함에 따른 연민이었다.정 사무관은 아직도 남구청에서 일을 했던 20여년 전 불법게임장 단속에 걸려 생계가 막막하게 된 업주들의 하소연을 잊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하철 건설본부 근무 당시에도 대구도시철도 1·2호선 건설현장에서 나온 복공판이나 H빔 등의 매각처리와 관련해 불법을 저지르다 걸린 사람들의 뒤늦은 후회도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정 사무관은 "행정기관의 담당자로써 법을 어긴 사람들을 단속할 때마다 서류나 진술 등을 통해 생계수단이 목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서 "하지만 공무원은 중심에 서야한다. 그들이 어긴 법 때문에 분명 누군가가 또다시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알기에 동정심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그는 앞서 언급한 역량평가제도 외에도 공항추진본부를 탄탄한 부서로 굳히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정 사무관에 따르면 공항추진본부는 신설조직, 신설법안, 신설사무가 되다보니 모든 기획을 새롭게 짜야만 했다. 유권해석 등을 위해 국회도서관 등을 다니며 공부를 해야하는 과정도 뒤따랐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정 사무관이 유독 빛을 내는 과정이기도 했다. 매번 새로운 업무를 맡을 때마다 업무의 모든 과정을 습득하게 위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공부를 한다는 그의 열정은 이미 주위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심지어 행정고시를 통해 팀장급 이상으로 있는 고위 관리자들도 정 사무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여러차례 있을 정도다.한편 그는 지방자치제가 시민들에게 보다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의 행정 참여를 통해 성숙한 대구시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정 사무관은 "우리나라가 지방자치를 도입했지만 아직도 이 제도가 성숙하지 않았다고 본다. 서구보다 더 복잡한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어 시민들이 행정에 접근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며 "남은 공직생활을 지방자치에 있어 시민이 행정에 참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