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업인과 소상공인들이 직접 생산한 갖가지 물건을 일정한 장소에 모여서 판매하는 전통적 구조를 가진 시장을 저자거리 또는 재래시장(전통시장)이라고 하며 상설시장, 이동시장, 노점시장이 있다. 일반적으로 채소나 과일, 고기 등을 팔고 사는 농수산물시장과 소나 말을 거래하는 대 가축 시장, 그리고 토끼, 닭, 염소 등을 취급하는 중, 소가축시장이 주류를 이루어서 조선시대부터 3일장과 5일장이 열렸다. 그러던 것이 1986년 도, 소매진흥법과 1996년 우루과이라운드의 유통시장 개방, 1997년 유통산업 발전법의 제정이 재래시장의 상권을 크게 위축시켰으며 점차 경쟁력을 상실하였다. 그래서 2004년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과 2006년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2009년 상권 활성화 사업의 촉진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는 등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농수산물시장이나 우(牛)시장 등에 국한되어 있고 중, 소 가축시장은 소외되고 있다. 어떤 법이나 시행령, 시행규칙에도 중, 소 가축시장을 활성화 하겠다는 내용은 단 한군데도 없다. 활성화 하기는 커녕 시장을 아예 폐쇄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농민이 토끼나 닭 등 몇 마리를 사육하고 싶어도 매매 할 방법이 없어서 키울 수가 없단다. 간혹 중, 소 가축 상인들이 농촌을 돌아다니면서 사겠다고는 하나 사육원가에도 미치지 못할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 강아지는 공짜로 가져가라고 해도 상인들에게 외면을 당하기 십상이라고 한다. 물론 중, 소 가축의 사육을 기피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위에서 설명한 내용도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이다. 요즘도 경주에는 5일장이 열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2일과 7일에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노점상들이 인도를 점령하여 노점재래시장이 열리고 있는데 장이 서는 날 시장을 가면 싱싱한 농수산물을 비롯하여 각종 잡화와 산열매, 약초, 농기구 등 다양한 종류의 물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시래동에 소를 파는 가축시장도 현대식으로 잘 지어서 2일과 7일에 열리고 있다. 그런데 소만을 주종으로 거래하니까 가축시장이라기보다 우(牛)시장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6~70년대에는 성건동 청년회의소 인근에 올기장(오리장)이 있었다. 장날이면 오리와 닭을 중심으로 형산강(兄山江)뚝 일대에 각종 중, 소 가축으로 성시(盛市)를 이루었다. 그래서 성건동 청년회의소에서 강변도로를 잇는 곳을 도계장(屠鷄場) 삼거리라고 불렀는데 언제 부터인가 영마을[진영(鎭營)의 장군들이 살았다는 영촌(營村)]삼거리라는 팻말이 바뀌어 걸려 있다.  인도(人道)한쪽에는 노점상을 단속한다고 적혀있는데 장날 그곳에는 단속을 피해가며 강아지나 닭, 토끼를 팔고 있는 노점 상인들이 있다. 고객과 흥정이 끝나면 적발되면 구속된다며 겁을 내면서도 밀도살(密屠殺)도 서슴치 않는다. 배운 것이 이것 밖에 없어서 이 짓거리 아니면 할 줄 아는 것이 없으므로 먹고 살기위해서는 구속되는 것도 감수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한다.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라고 했든가?  시장을 폐쇄하고 영업을 하지 못하게 단속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관상용 조류나 애완용 동물을 제외하면 마땅히 내다 팔 장마당이 없다. 필히 중, 소 가축시장을 현대식시장으로 건립하여 활성화하고 중, 소 가축시장의 중매인과 경매사제도도 도입하자! 그리고 중, 소 가축의 도축장도 현대화로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면 고용 인력도 창출되고 새로운 시장의 문화도 형성될 것이며 영세 농민과 영세 중, 소 가축 상인들의 생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영세 농민들과 영세 중, 소 가축 상인들의 생계와 도시민먹거리의 다양성을 위해 중, 소 가축시장을 활성화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