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과 대화를 나누는 데 있어서 기본이 되는 것은 자녀에 대한 존경과 대화의 기술이다.  　자존심은 부모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자녀에게도 있다. 부모는 자녀의 자존심을 먼저 존중해 주어야 한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으면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불쾌하게 들린다. 어리다고 자존심도 어린 것처럼 생각하고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는 대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없다. 그리고 부모는 자녀들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 가를 이해해야 한다.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 가를 알아보아야 한다.    　자녀들은 어떤 강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 어느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때로 야단치기도 하고 달래 보기도 하지만 효과가 없다. 충고도 아랑곳없고 어른들이 이해해 주기를 원할 뿐이다. 　그들의 마음속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해 주되 자기가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 지를 드러나지 않게 해주기를 바란다. 그것은 마치 경쟁을 하는 게임처럼 그들이 느끼는 바를 조금만 내보이고 나머지는 어른들이 의혹에 싸여 주기를 바란다. 　자녀들이 경험한 아픔과 수치 그리고 복수심 같은 것을 이해해 주면 된다. 그러나 부모는 자녀가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고 장황한 말을 해서는 효과적인 대화를 할 수 없다.  　자녀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부모들의 장황한 말이다. 부모가 많이 하는 말일수록 자녀들에게는 필요하고 옳은 말이다. 그러나 자녀들은 그런 부모의 말씀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부모의 자녀에 대한 공감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의 입장이나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해주는 공감이 결여되어 있으면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그것은 올바르게 전달되지 않고 오히려 간섭적인 말로 들리게 된다.    　표현능력이 탁월하여 매사를 조리 있고 분명한 어조로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질시의 대상이 되어 거리감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언어적 표현능력이 가져다 준 부정적 결과이다. 그렇지만 자기주장을 분명하게 하지는 않지만 내 입장을 잘 이해해 주는 사람에게는 시기(猜忌)할 필요와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  　상대의 입장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언어적 표현 능력보다 원만한 대인 관계 형성에 보다 더한 힘이 있는 것이다. 상대를 공감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어떤 감정을 경험하고 있는 지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함께 느끼며, 이를 또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 불안, 기쁨, 분노, 성공감과 실패감, 자부심과 수치심, 죄책감, 사랑, 친밀감, 열정, 책임감, 증오, 질투, 시기 등이다.  　이와 같은 정서를 잘 파악하여 부모가 본인의 입장을 시종일관 고수하기보다 자녀의 감정에 호소하여 효과적인 대화가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사를 철두철미하게 원칙만을 고수하면서 처리하는 사람은 대체로 정감이 덜 가는 사람으로 분류되기 쉽다.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논리를 주장하는 사람보다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특히 어린 유아와의 대화에서도 감정적 호소력을 가지고 유아를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유아의 감정에 귀를 기우릴 줄 알아야 한다.  　부모의 권위만으로 자녀를 위협하여 통제하기보다 자녀의 소박한 감정에 귀를 기우려 경청해 줄 수 있는 부모가 좋다는 것에 공감적 이해를 바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