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맡게 되는 일에 있어서 두려움을 갖지 않았다.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고 이에 따른 결실은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했다"강명숙 대구시 장애인복지과장은 "공직생활을 30년 넘게 해왔지만 어떤 일이든 단 한 번도 쉽게 느껴졌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새롭게 배운다는 생각으로 열정을 더했고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일에 있어 성공적으로 진행돼 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힘을 얻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지난해 1월 1일부터 대구 지역 장애인 사업의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강 과장은 그야말로 백전노장이자 일당 백이라는 호칭까지 얻고 있는 인물이다.1986년 7월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30여년이 넘는 공직생활에서 보여온 그녀만의 `뚝심`이 그것을 잘 설명해준다. 그녀는 당시 사회에 만연했던 여성 공무원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발로 뛰는 노력을 보여왔고, 매일 같이 늦은 밤 퇴근을 당연시하며 자신의 업무 스킬을 쌓았다. 순환보직에 따라 국제협력관실, 과학산업과, 교육청소년정책관실 등을 거치며 쌓이게 된 노하우는 그렇게 강 과장의 열정이 더해져 더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특히 그녀의 발자취는 대구시 국제협력관실에 있을 당시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국제협력관실은 국제교류협력 사업에 대한 종합계획을 세워 외국도시와의 자매결연 및 교류에 관한 업무를 추진하는 곳이다. 하지만 강 과장이 근무할 당시 이곳은 사실상 지역 내 중소기업들의 수출 판로 확대를 위해 다각도로 지원 방안을 모색했던 부서라는 인식이 강했다. 세계 각 국의 경제 관련 전문가 및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해 대구 우수 중소기업들을 소개하는 행사에 촛점이 맞춰졌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이에 따른 고충은 상당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당시 모든 업무는 상대 국가의 시간대에 맞춰 이뤄질 수밖에 없었고 지금의 메일 한 통으로 끝낼 수 있는 일도 새벽까지 기다려 팩스로 보내야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더군다나 이때 강 과장은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하는 무척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엄마로써 당시 어렸던 자녀들이 눈에 밟혔던 것은 당연했고 자신의 일에 대한 자괴감이 들었던 시기이기도 했다.강 과장은 "지금도 남편과 아이들에게 아내, 엄마로써 제 역할을 못해 준 것에 대한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든다"며 "하지만 이 시기는 제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었고 나아가 여성 공무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이기도 했다. 여기서 무너지면 여성 공무원에 대한 편견은 더욱 굳혀질 것이라 생각했고 더욱 마음가짐을 굳건히 하는 계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그러나 강 과장의 이런 결심에도 화마는 그녀를 그대로 놔두지 않았다.`사고`라는 불운이 강 과장을 덮쳤고 척추를 크게 다쳐 장기간 입원은 물론, 재활훈련까지 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당연히 아픈 몸에도 어린 아이들과 동료들에게 미안한 생각만이 앞섰고 공무원을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이 굳혀가던 시기이기도 했다.그녀는 "지금은 일·가정 양립으로 동료들간 많은 배려도 하고 분위기도 좋지만 제가 다쳤던 20년 전 당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선배를 비롯해 동료들 모두 해외 문화를 접하다보니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오히려 제게 많은 힘을 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산전수전을 겪어가면서까지 자신 일에 대해 절대 스스로 타협하지 않았던 강 과장. 당연히 이에 따른 효과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부서의 제일 큰 행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해외 박람회`를 비롯, 여러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로 언제나 손꼽혔으며, 이후 그녀가 거쳐간 여러 실·과에서도 그녀의 발자취는 두드러졌다.디지스트, 대구과학관 등 대구의 과학 산업의 기초를 다지던 시기에는 과학산업과에서 여러 국책 사업들을 가져오는데 중심이 섰으며, 교육청소년정책관실에서도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장 등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이색 사업을 성공적으로 굳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외에도 대학생 인턴 사업과 국제 교류사업도 발굴·추진하는데 선봉에 섰다.한편 `맹렬 여성`이란 강한 인식을 남긴 강 과장이 지난해 대구 지역 장애인 복지 정책을 이끄는 수장으로써 앉게 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남다른 업무 추진력을 보여온 그녀의 그간의 행적들이 최근 화두로 오르고 있는 `장애인 복지`와 관련, 어떠한 결실을 보일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강 과장은 "공무원들이 자신의 일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한다면 이에 따른 결실은 분명히 나타난다"며 "앞으로 더욱 노력에 노력을 더하는 마음으로 장애인 사업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그녀는 최근 장애인단체가 요구하는 협약을 대구시가 거부하면서 커지고 있는 불협화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강 과장은 "장애인단체가 요구하는 협약서 내용들 모두 어떻게 보면 우리가 장애인들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하는 사업임에는 맞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면서 "예산도 문제지만 정부나 보건복지부가 시행하지 않는 장애인단체의 요구사항들을 지자체가 먼저 시행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방향에서 장애인 복지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