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반도는 경주가 아니더라도 수 만 년 전부터 사람이 살아온 땅이며, 전국 곳곳에 수많은 유물들이 지하에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좁은 국토에 인구밀도가 대단히 높은 한반도에서, 국토는 재활용 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개발 도중에 정말 가치 있는 문화재가 나타나면 당연히 발굴하여 박물관으로 보내야 하겠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부장(副葬) 문화재의 존재를 염려, 광활한 지역을 문화재 지구로 지정하여 잡초만 무성한 도심 공터로 수 십 년간 방치하게 하는 문화재 법은, 지역 주민의 삶과 이익을 고려하면서 문화재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국제`유네스코`권고에도 부합되지 않는 매우 비합리적인 악법이 된지 오래이다. 　그러나 과거 지방선거 때마다, 역대 어느 정치인도 건드리지 못한 경주의 역린(逆鱗)이 바로 그 무서운 위정자의 지시에 의해 시행된`경주고도(古都)보존법`이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모든 역대 경주 지방정치인들이 선거철만 되면 규제완화 등을 공약으로 거론하거나, 중앙정부에서도 경주에 대한 다양한 보상정책을 얘기했지만, 그것은 때만 되면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했고, 따라서 시민들은 누가 정치해도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깊은 정치 불신과 현실 체념의 늪에 빠져 든 것이 아닐까? 　필자가 보기에 경주는 이대로 안 된다. 경주역사문화도시 정책과 경주관광정책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삼국통일의 주역 신라인의 자부심만으로는 우리 경주가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판단이다. 　경주인들도 이제 과감히 마음의 문을 열고 시대 변화의 조류에 순응, 새로운 역사 창조의 대열에 동참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 아닐까?  　역사문화도시 경주인의 자존심과 경주의 역사적 가치는 당연히 존중되고 인정되어야 하겠지만, 볼거리 즐길거리 없이 문화재 보존만으로 경주가 살 수 없다는 것은 이미 결론이 나 있는 일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시(市)중에 두 번째로 넓은 면적, 산악지역과 평야지역 그리고 내륙도시와 해안도시의 장점을 함께 지녔으며, 교통의 요충지이자, 전국에서 가장 쾌적한 자연환경을 가진 한반도의 보물도시 경주가 쇠락해져갈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반드시 보존되어야 할 주요 문화재 지구는 보존되어야 하겠지만, 국토는 재활용되어야 하고 도시는 재개발되어야 옳다. 　사유 재산권이 보장되지 않는 문화재 보호법, 경주 도심개발에 장애가 되고 있는 불합리한 고도(高度)제한 등, 기타 문화재 보호 관련 규제들은 완화 내지 수정 보완되어, 고대문명과 첨단문명이 공존하는 경주로 거듭 나지 않는다면 경주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이제 여기서 본론으로 들어가, 경주의 경제를 크게 3대 축으로 나누어 필자의 견해를 말해 보고자 한다. 　관광분야 : 먼저 전 세계적인 관광 트렌드(trend)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근래 관광의 세계적인 추세는, 보고 살피는 견학형의 관광보다는 즐기고 체험하는 관광 그리고 힐링관광이 그 대세이다. 　과거의 경주 관광은 주로 유적지를 탐방하는 순례형 관광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경주인들의 자부심과는 별개로 매우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때, 경주는 천년고도라는 타이틀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구경하는 관광에 적합할 정도의 잔존 유적, 그러니까 한마디로 볼거리가 별로 없는 관광지라는 것이다. 　여기서 경주인의 자긍심만으로 경주를 보기 전에 외국인의 눈을 빌어 한 번 경주를 바라보도록 해보면 어떨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