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정치 사회의 여러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현저한 변화가 북한과의 관계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핵 무장을 앞세워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과 대등한 관계를 주장하는 외교정책을 펼쳐나왔다. 미국에 대해서는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며 트럼프 행정부와 핵을 통한 일촉즉발의 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태는 반전의 국면으로 돌아서서 우리가 지금까지 전혀 상상하지 못 할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어, 때로는 국민을 당황하게 할 정도이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권력 실세인 친동생 김여정이 청와대까지 방문하면서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 회담을 성사시키면서 모든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이에서 더 나아가 도저히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북미간의 정상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성사되었다. 정상 회담의 결과는 어찌 되었던 간에 만났다는 것 자체만 해도 상당한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는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분단국가이면서 최근까지의 남북 관계는 심각한 냉전 상태를 이루고 있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의 만남을 계기로 남한과 북한의 관계도 급물살을 타면서 드디어 북한에서 남북이 친선을 도모하는 농구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국가 간에 교류는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으나 그 중 스포츠 교류가 가장 원만하고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국 전쟁 이후 미국과 중국은 냉전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일본에서 개최되었던 탁구 대회를 마치고 미국선수가 중국을 방문하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유명한 핑퐁 외교이다. 스포츠는 서로 사행심이 없고, 경기 규칙이 같고, 자체의 승패만이 중요한 것이지 더 다른 목적이 없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 역시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22년 되는 날 냉전 시대의 수교를 복원하기 위하여 양국은 탁구 경기는 통하여 교류를 실시하였다. 이를 통하여 공산국가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국가 간의 국제 혼사가 이루어진 적이 있다. 탁구 경기 한국 대표 안재형 선수와 중국 대표 자오즈민 선수가 탁구 경기를 매개로 사랑을 싹틔워 결혼까지 가게 된 것이다. 당시 중국 당국은 국제 결혼 기피하는 분위기였지만, 두 스포츠 선수들의 국제 결혼은 특별히 덩샤오핑이 직접 허락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 냉전 시대에도 관계 개선에는 스포츠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최근 남북한 간에 평창 올림픽 10번째 공동 입장, 7월 4일과 5일에 실시되는 남북 통일 농구대회 등 스포츠 행사는 통일을 앞당기는 첩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스포츠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을 적극 지지하면서 아울러 다른 분야인 각종 문화행사도 평행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남과 북은 반세기가 훨씬 넘는 시간을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 속에서 문화가 지향해 온 바도 많이 달라져 있다.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혈육의 동질성만을 주장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오랜 시간이 만들어 낸 서로 간의 차이를 깊이 알고 연구하며 공통의 지향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통일에 대비하여 서로 많은 것을 연구하고 노력해야겠지만 부분적으로 우세한 쪽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취지로 내가 관여하는 동리목월기념사업회에서 계간으로 발행하는 잡지 `동리목월`도 북한 문학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늘이기 위한 특집을 기획하여 가을호부터 연속 기획으로 다루어 볼 예정이다. 우선 가을호에 `북한 문학 어디까지 왔나`라는 특집과 소설가 김이정이 다녀온 평양의 모습을 게재할 예정이다.  　우리 민족의 숙원 사업은 통일에 있다. 통일의 꿈은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믿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이루어지노록 많은 이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또 다하고 있다. `펜의 힘은 칼보다 강하다`고 했던가. 통일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무엇보다 거부감이 없고 자연스러운 길이 바로 스포츠와 문화 분야를 통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남북한의 스포츠인들과 문화인들의 적극적인 교류가 바로 통일의 물꼬를 트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 진리임을 믿고 북한을 좀 더 알고 서로 맞추어 나갈 때 이 길은 아름답게 열리리라는 것도 굳게 믿고 또 깊이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