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지방자치가 시작되는 첫날, 이철우경북지사가 대구경북의 광역행정협업을 전제로 한 전향적 광역경제권형성을 제안한데 대해 권영진대구시장이 흔쾌히 화답하는 모습은 모처럼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물론 이같은 종류의 제안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6기자치 이전에도 두 지역의 광역자치단체장들이 대구 경북이 한 뿌리임을 강조하고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었다는 점에서 참신한 발상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협력추진은 이전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고 특히 대구의 수돗물오염문제로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는데도 취수원문제는 오히려 갈등만 키웠던 그간의 사정으로 실망감만 안겨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첫 임기를 시작하는 이철우지사가 취수원이전문제와 관련해 이전과는 달리 해평취수원이전과 함께 영천댐,성주댐 등의 취수가능성까지 포함한 해결의지를 표명한 것은 양지역 협력의 기대감을 높인 것이다. 　같은 물을 먹고 사는 사람들 끼리 물문제로 인한 갈등과 마찰이 있는 한 아무리 화합과 통합을 강조해도 허사가 되고마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지사가 취수원문제에 전향적 자세를 가지고 중재하고 해결 의지를 진정성 있게 실행에 옮긴다면 대구경북광역경제권형성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권영진시장으로서도 취수원문제해결에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수 밖에 없고 정부도 이를 지원해야 할 입장에서 이지사의 진지한 노력은 반듯이 결실을 맺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지사가 제안한 양지역공동지분의 문화관광공사 및 농산물유통공사의 설립, 대구인근지역(칠곡,고령,경산)의 도시계획공동입안,광역전철·대구도시철도연장사업 등 광역경제권형성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취수원이전문제는 근본적으로 낙동강에서는 갈수기에도 유지수이상의 수량이 흐를 수 있는 조건에서 수질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선 수량확보의 가능성부터 과학적으로 따져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강물의 수질개선을 위한 강유역 환경정비는 물론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유지수 확보가 어렵다면 장기적으로는 수량이 연중 남아도는 남한강물을 낙동강으로 통수하도록 정부에 정책건의를 검토해야하고 중단기적으로는 취수원의 다변화문제를 본격 논의해야 할 것이다. 취수원다변화는 낙동강상류의 취수원확보 외에도 경북도내 물이 남아도는 댐의 수자원을 이용하고 낙동강의 수변정화시설사업 등을 통해 낙동강원수를 한단계 더 정화하는 방법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광역경제권형성사업은 원칙적으로는 경제논리와 시장논리에 따라야 할 것이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취수원확보와 관련한 주민보상차원의 인센티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업장의 입지선택이나 사업참여 주민선정에서 여러 가지 방법이 강구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도 대구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경북주민의 이동인구가 대구의 식수를 마시고 있을 것이고 광역전철망이 확충되고 도시철도가 연장되면 대구주변 경북지역 시군주민들도 대구의 식수를 마시지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대구 경북이 한 뿌리로서 광역경제권을 이루는 한 같은 물을 먹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문화적 정치적 공동체가 되는 필연적 귀결인 것이다. 　이번에 이지사가 제시한 대구경북 행정협업내용은 취수원문제와 경제권문제가 중심이 되고 있으나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지역의 공통적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김관용지사의 경북정체성찾기사업이 상당한 성과를 냈으나 신라시대 이래 대구경북 정체성의 상징이라 할 팔공산 국립공원지정문제는 두 기관의 상호 업무미루기로 무산되고 말았다. 호남권의 무등산이 6년전 국립공원이 된 것을 다시 새겨보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