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체육행정을 대수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강덕 시장의 민선 7기 임기가 내달 1일 시작하는 시점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는 차원에서 조직이 느슨해진 포항시체육회 사무국에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시각에서다. 　과거엔 시장이 바뀌면 체육회 임원진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해 체육회장(시장)에게 재신임을 묻는 절차를 밟았다. 새판을 짜서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삼아왔다. 재신임 절차 없이 어물쩍 넘어가는 것은 체육회 조직 안정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신상필벌과 적재적소 인사가 이뤄지는 게 자연스럽다. 　더군다나 포항시는 지난 4월 경북도민체육대회에서 구미시에 2년 연속 우승을 내줘 경북 제1도시 위상에 상처를 입었기에 후속조치가 필요해 보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소신발언은 들리지 않는다.  　반성은커녕 "구미시에 비해 예산이 적으니 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이고 무책임한 푸념만 무성했다. 이래서는 발전이 없다. 지고 난 뒤에 `예산 타령`만 할 게 아니라 시의회를 끈질기게 설득해서 구미시와 대등한 예산을 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돌아보는 게 우선이다. 따지고 보면 예산 확보도 전략이고, 역량이고, 실력이다. 　체육회 사무국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비판은 오래전부터 체육계 주변에서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전국체전 유치 경쟁 과정에서 선물을 돌리다 문제가 돼 상임부회장이 낙마하면서부터 체육회 조직에 이상징후가 나타났다. 　사태 수습을 위해 전임 시장 때 한 번 거쳐 간 인사가 다시 상임부회장에 임명되자 의외란 반응이 주를 이뤘다. 또한 2명의 국장(사무국장, 행정국장)을 둔 `투톱` 체제도 겉돌았다. 생활체육회와 통합해 2명의 국장이 필요했다. 하지만 한 사람은 전문성 부족이, 다른 한 사람은 타지에서 오래 생활해 지역사정에 어둡다는 부정적 평가가 늘 따라다녔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사실 이강덕 시장 취임 이후 체육을 홀대한다는 불만이 많았다. 유도 경기인 출신인 전임 시장이 체육(스포츠) 인프라 확충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에 비하면 이 시장이 이를 경시하는 행보를 보인 것도 사실이다. 　멀쩡한 체육지원과를 없애고, 생뚱하게도 새마을과 억지로 묶어 새마을체육산업과로 조직을 개편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도 문화체육관광부를 둘 만큼 체육의 역할과 기능을 중요시하는 것과 크게 대비됐다.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체육은 문화와 관광과 함께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다. 정부는 물론이고 전국 지자체에서도 역점을 두는 분야지만 포항시만 유독 역주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달 1일이면 이강덕 시장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다. "시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 시장이 4년간 시정을 이끈 경험을 살려 체육행정과 조직에도 새바람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 체육(스포츠)만큼 사람을 모으고, 마음을 한 데 묶는 그릇이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