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은 이야기와 같다. 중요한 것은 길이가 아니라, 값어치라 한다. 길어야 100년인데 기쁨이 반(半)이요, 근심이 반이라 한다. 　일희일비는 기쁜 일과 슬픈 일이 번갈아 일어나는 현상이다. 가벼운 근심은 말이 많고, 무거운 근심은 말이 적다. `잠언서`에 "마음이 즐거우면 앓던 병도 낫고, 속에 걱정이 있으면 뼈도 마른다" 　근심은 마음이 불안하여 속을 태우는 걱정으로 치료할 방법이 없는 괴로움이다. 위대한 자각과 깊은 감정을 가진 사람에게 있어서는 항상 필연적이라 하지만 사람의 한 평생의 운수인 팔자(八字)라 한다. 톨스토이는 고통의 감각이 우리의 육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이라면 근심 또한 우리의 인생이 끊임없이 향상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조건이라 아프면서 큰다고 한다. 　육체적인 고통은 치료 할 약이라도 있지만 마음의 괴로움은 진통제도, 처방도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고민과 근심에 대한 최고의 양약은 종교적인 신앙이 될 수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 차이가 큰 것이다. 　그래서 근심이 없어진 것처럼 생각되어도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닌 것 같다. 성인의 말씀에,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 날에 겪은 것만으로 충분한 것이라 했다. 　시인 괴테는, 괴로움이 남기고 간 것을 음미하라, 고난도 지나쳐 버리면 달다는 것이다. 인간의 괴로움은 무한한 것이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지만 죽는 것보다 괴로워하는 편이 오히려 용기를 필요로 할 때가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롱펠로는 시인답게 인생을 관조하는 태도가 다르다. "추녀 끝에 걸어놓은 풍경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바람이 불어야 그윽한 소리가 난다. 인생도 평온하기만 하면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기쁜 일, 슬픈 일, 즐거운 일, 괴로운 일, 이같이 희로애락이 오고, 가고, 뒤엉키어 심금에 닿아서 감미롭고, 향기로운 교향악은 연주 되는 것이다"  　더 깊은 인간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괴로움을 겪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인간의 본질이 괴로움인 것처럼 자기 숙명에 대한 의식이다. 그 결과 모든 두려움, 심지어 최후에 감지하는 죽음의 공포까지 거기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생명의 비밀은 바로 괴로움이라 하지 않은가. 　괴로움의 연속은 불행이요, 인간은 행복보다는 불행 쪽이 두 배나 많다. 황금은 뜨거운 불에 의해 세련되고, 나무는 세찬 비와 바람을 맞고 강해지며, 사람은 불행의 도가니에서 시련을 받는다. 그래서 어떤 철학자는 "불행을 견디지 못하는 것도 불행의 하나요, 사람의 불행은 그 사람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것이라"했다 　파스칼의 팡세에, 불행의 원인은 언제나 나 자신이다. 몸이 굽으니 그림자도 굽다. 　어찌 그림자 굽은 것을 한탄 할 것인가. 나 외에는 아무도 나의 불행을 치료해 줄 사람은 없다. 불행은 내 마음이 만드는 것과 같이 불행도 나 자신이 만들뿐이요, 치료할 수 있을 뿐 이다. 　내 마음을 평화롭게 가져라. 그러면 그대의 표정도 평화롭고 화애로와 질 것이다. 불행을 고치는 약은 오직 희망 밖에 없으며, 남의 불행을 보는 것은 나의 불행을 견딜 수 있게 해준다. 　바람이 언제나 같은 강도(强度)로 불지 못하듯이 불행도 스스로 자멸할 때가 오기도 한다. 불행은 형벌이 아니라, 운명의 동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