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볼 것이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조오현　 　무산(霧山)조오현은 승려이며 시인이다. 만해 이래로 괄목할만한 이 땅의 스님 시인이셨다. 　시인은 지난 30일 타계했고 강원도 고성군 건봉사에서 다비식이 있었다. 그의 유명한 시`아득한 성자`처럼 그도 아득한 성자가 되었다.　그의 시는 오늘날 우리 시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종교적 명상의 깊이와 넓이를 보여주는 시를 썼다.  　즉, 그의 시는 예술적 완성도가 높고, 단순하고 절제 된 형태 속에서 삶의 일탈과, 생에 대한 깊은 종교적 성찰을 보여준다. 　`순간에서 영원을 보고, 영원 속에서 순간을 읽어내는` 오도적인 체험을 날카롭고 섬세한 직관력으로 삶의 본질을 캐내는 시를 썼다. 시 `아득한 성자`는 하루가 전생인 하루살이가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다 보았기에, 더 이상 살 것이 없다고, 알 까고 죽는 짧은 생이지만, 풍요로운 삶의 충족을 노래하고 있어 우리에게는 충격적이다.  　조오현 시인에게 시의 스승은 따로 없었고, 모든 삼라만상이 그에게는 시의 스승이었고, 시의 동문이었다. 하루가 전 생애인 하루살이 떼가 아득한 성자, 즉 부처님 모습이 이 아닌가 하는 시, `아득한 성자`는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깊은 반성을 준다. `아득한 성자`시는 하루를 살아도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아야 한다는 삶의 깨우침을 주는 시다. 　시인은 또한 `내가 나를 바라보니`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무금 선원에 앉아/내가 나를 바라보니/기는 벌레 한 마리/몸을 폈다 오그렸다가/온갖 것 다 갉아 먹으며/배설하고/알을 슬기도 한다" 　시인은 중은 끝내 부처도, 깨달음까지도 내동댕이쳐야 하는 존재 일뿐이라고 하면서, 내 삶도 결국 헛걸음이었다고 탄식한다, 나도 몸이 흔들릴 때가 있다고, 결국 나도 한 마리 벌레일 뿐이라고 갈파 한다.  　`적멸을 위하여`라는 시에서도 시인은 "삶의 즐거움을 모르는 놈이/죽음의 즐거움을 알겠느냐/어차피 한 마리/기는 벌레가 아니더냐/이다음 숲에서 사는/새의 먹이로 가야겠다"고 다음 생에서 새의 먹이인 벌레로 태어나겠다고 노래한다. 충격적인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