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북미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6.13지방선거에서 대한민국은 드디어 청색시대가 열렸다. 대구·경북이 파란 잎 속에 핀 한 떨기 빨간 장미꽃처럼 아름답게 보여 지는 듯하지만, 한 편으로는 외로운 영혼처럼 애 처롭게 비쳐지기도 한다. 　청색은 싱싱하고 청정한 젊음을 상징한다고는 하나, 피카소는 1901년에 그의 절친했던 친구 카사헤마스가 자살을 하게 되어 그 때부터 그는 청색그림을 그려서 이른바 청색시대를 열었다. 하루하루 그림을 그리며 곤궁한 생활을 버티어오던 그에게는 친구의 죽음이 크나큰 충격이 되었던 것이다.  　그의 죽음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잊어지지 않아서 피카소는 1901년부터 3년간 어렵고 힘든 상황을 어두운 청색그림으로 담아내었다고 한다. 어려운 민생을 도와주기 위하여 여당은 경청, 기청, 충청, 전청, 강천 등에 피카소가 죽은 친구의 고혼을 달래려고 청색을 온통 뿌린 듯 느껴진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생활을 청색으로 덮어버린 피카소의 우정이 시야를 채우는 듯 좋은 삶의 환경이 다가 오는 듯하다. 　한국당의 참패는 또한 임진왜란 당시 신립장군이 탄금대에서 기병의 우수한 기동성을 이용하여 왜 적을 단숨에 섬멸하려고 배수진을 쳐서 대패한 것 같기도 하다. 　6·12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비핵화로 종전을 위한 희소식이 한국당에게는 부정적으로 작용되어 불행하게도 마치 전투 당일 탄금대에 비가 대작하여 땅이 질퍽해서 기마의 발이 빠지게 한 것처럼 여겨진다. 발이 빠져 말이 제대로 달릴 수 없었으니, 병사들은 일본군의 조총을 피하지 못하고 대패하여 결국 전멸 당하고 만 것이다. 　조정에서 보낸 조선병사들이 정규군이라고는 하지만 형편없는 군졸들이 되어 이런 사정을 안 신립장군은 그들이 모두 도망가지 말고 최후까지 싸우다가 죽자는 마음으로 배수진을 쳤다고 한다. 그러나 배수진을 치지 않고 산악을 이용하여 게릴라 전법으로 싸웠다면 한양을 빼앗기지 않았을 것이고 신립장군은 명장으로 청사에 빛났을 것이라 하니, 결국 전략 전술의 잘못과 병사의 낙약함이 탄금대의 원혼이 되고 만 것이다. 실패의 원인은 공천과 선거 전략의 잘못이 탄금대의 원혼과 같았다면 과언일 까. 　충청을 빼앗긴 한국당은 마치 6·25전쟁 때 낙동강을 방어선으로 하여 대구 경북에만 보수의 피를 빨갛게 토하면서 외로운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추풍령의 이남 낙동강 발원지에서 흘러내린 낙동강 1300리는 천혜의 지리적 요새가 되어 6·25전쟁 때는 국군과 유엔군이 북한군의 공격을 막아낸 곳이다. 　이 낙동강 전투는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국면에서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공세 이전의 기틀을 마련한 작전이었다. 학도병까지 투입되어 조국을 위해 산화한 전투가 낙동강방어선이 아니었던가. 　선거는 당선자와 낙선자가 있기 마련인데, 다행스럽게도 당선자는 자기를 찍지 않았던 사람들을 포용하고 좋은 의견을 받아들여 위민 보국한다고 하니 퍽 다행스럽고, 또한 낙선자는 유권자들에게 그간의 도와주심에 고마운 인사를 보내주고 있으니, 여당은 피카소의 푸른 그림을 잘 그려주기 바라고, 야당은 낙동강의 방어선이 북한군의 전쟁목표를 분쇄하고 작전의 주도권을 장악하여 공세로 바꿀 수 있었던 지난 세월의 사적을 교훈삼아 여야상친의 아름다운 정치로 평화롭게 살아가려는 새 시대의 흐름에 적극 동참해 주기를 바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