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응집력`이란 무엇인가? `응집력` 있는 조직은 어떤 조직인가, 어떤 특징이 있는가? 그리고 그 빛과 그늘 즉 순기능과 역기능은 무엇인가? 　`응집력`의 의미는 단결력 또는 요새 말로 협업체계 쯤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론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나 경험으로 볼 때 이 `응집력`이 개방적 조직보다는 폐쇄적 조직에 있어 더 강할 것으로 생각되기 쉬우나 그러하지 아니하다.    　응집성과 폐쇄성은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친한 속성이 될 수가 없다. 이 둘은 대체로 조직 내 계서적(階序的) 질서를 기초로 하는 점은 유사하나 전자는 주로 경쟁 환경 속에서 단련되는 것인 반면에 후자는 주로 그 구성원 신분의 특수성이나 업무영역의 독자성이 뚜렷한 경우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특정 영역의 조직은 개별법에 의해 형성된 공공 기구들에서 많이 발견되며, 그 기능의 유일성으로 인해 정권·정부의 교체 등 다양한 행정환경 변동에도 통·폐합되거나 없어질 우려가 거의 없고 안정적이다. 이 때문에 대외적으로 폐쇄성을 띄거나 일종의 안일성(安逸性)마저도 비칠 수가 있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가끔 그들만의 세계에 안주하거나 어떤 폐쇄적 엘리트 의식도 생길 때가 있다. 그러나 이 엘리트 의식은 조직문화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연약하여 일단 유사시에 조직 `응집력`으로서 크게 작용하지 못한다.  　심한 내·외부의 충격이나 조직위기 시에 단합된 대처를 못하고 속수무책인 모습으로 구성원의 이기적인 속성이 노정될 수도 있고 권력에 취약한 경향도 보일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조직이 쉽게 소멸되지 않는 이유는 그 본래 기능의 독자성 때문이다.  　환경으로부터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도전도 별로 없고 대외적인 교호 작용도 적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할 기회도 많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제적인 `응집력`이 낮으며 조직 외부의 세상에도 눈이 어두울 수가 있다.  　그래서 이런 폐쇄적 조직은 사내(社內) 결혼도 잦은 경향을 보인다. 밖을 잘 보지 않음에 따라 넓은 세상에 숱한 배우자감이 있음에도 쉽게 보이는 내부에서 찾기 때문일 것이다. 사내결혼이 너무 많으면 조직 생명력이 약해진다. 일반 기업에서의 사내 부부는 가급적 그룹 내 회사를 옮겨주어야 한다. 그룹사가 많으면 그 이동 배치의 선택 폭도 넓을 것이다.  　그러나 소규모 조직에 사내 커플이 생기면 형편이 어렵게 된다. 사랑이 생기는 것을 어쩌겠는가? 강제로 금지하거나 하는 것은 인륜·인권의 문제가 될 수가 있다. 그러나 조직 관리 차원에서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항이다.  　폐쇄적 조직보다 개방적 조직의 `응집력`이 더 높다. 개방형 조직은 환경과의 끊임없는 교류와 도전으로 인해 부단히 그 정체성이 점검되며, 기본적으로 생존을 위해서는 구성원의 단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사 부문 할 것 없이 그 기능의 유일성·독자성이 비교적 낮고 대체 가능성· 경쟁성이 높아 정권 등 환경의 변화 시에 늘 조직이 유동적일 경우 개방적이고 경쟁력이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조직은 바깥과 수시로 교류하다 보니 사내 혼인도 비교적 적었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일반 부처 중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가 있었고 전통적으로는 구 내무부가 그러했다. 그 직원들은 지방·중앙을 오가며 치열한 경쟁과 협조 속에 살아 왔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제부처 중에는 구 경제기획원이 그 사례가 될 것이다. 　그러면 조직 `응집력`의 빛은 무엇인가? 응집력의 `순기능`은 구성원 간의 단결과 업무추진력을 좋게 하여 조직 성취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응집력 있는 조직은 조직원 상호 소통과 친밀도가 양호하여 과업 수행에도 빈틈이 없다. 또 사명감과 충성도가 높고 직무 몰입도도 뛰어나다. 경쟁 환경을 뚫고 지내 온 자존심도 상당한 편이다. 　그러나 `응집력` 있는 조직에도 그늘이 있다. 즉 그 `역기능`은 응집력이 엘리트 의식과 결합되어 배타성이 강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로써 다른 경쟁 조직과의 타협이 원만하지 않을 때가 있다. 또한 집단 자존심을 넘어 자만심이 싹 틀 경우 일종의 조직 국수주의(國粹主義)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정도가 지나치면 구성원들의 영혼이 썩어버릴 위험까지 있다. 조직 `응집력`은 양면의 날이 있는 칼과도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