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리단길은 대릉원 후문에 있는 내남사거리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왕복 2차선의 주도로와 그 주변 골목길을 서울 이태원의 경리단길에 빗대어 네티즌들이 붙인 이름이다. 이곳은 역사문화미관지구로 건물의 신개축이 어려워 상권이 낙후된 지역이었으나, 갑자기 2∼3년 전부터 이곳의 진가를 알아본 젊은이들이 SNS에 올리고 각종 매스컴들도 앞 다투어 보도하여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되고 경주 관광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걸어서 10분 이내의 거리에 대릉원, 천마총, 첨성대, 교촌마을, 월정교, 동궁과 월지, 계림 등 유네스코가 인정한 수많은 역사 문화 유적이 산재해 있고, 60∼70년대 지어진 오래된 한옥들이 오롯이 보존되어 민족문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고즈넉한 골목길은 빌딩숲에서만 살던 도시인들에게 포근한 아날로그적 감성과 고향집에 온 것과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황리단길 중심도로와 골목길 곳곳에는 빈티지한 가게들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인테리어와 맛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이 거리는 주로 20∼30대의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주말에는 1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손때 묻은 한옥과 개성 넘치는 작은 가게들이 옹기종기 한데 어울려 있는 거리가 젊은 관광객들에게 특이한 정감과 힐링을 주는 것 같다.  　민간 주도로 이렇게 일구어온 황리단길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고 다시 찾아오고 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하여 경주인의 한사람으로서 경주시 당국에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관광객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인근에 주차장을 빨리 확보해주기를 바란다. 전주한옥마을에서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전주시는 물론 전라북도까지 나서서 범도민적으로 유치활동을 벌이고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것을 벤치마킹 좀 하기 바란다. 대규모 주차장이 어려우면 지금 황리단길에 있는 공영주차장 규모의 제2공영주차장이라도 빨리 인근에 조성해 주기를 바란다. 　둘째, 내남사거리 입구에 아치형 일주문을 세워서 이곳이 황리단길임을 알리고 환영하는 조형물이 필요하다. 　셋째, 황리단길 주변 골목을 아름다운 경관으로 조성하여 특색있는 문화의 거리로 만들어주기 바란다. 관광객이 드문 인근의 봉황로는 많은 예산을 들여 조명 가로등과 화강석 도로와 석재 토우 조각으로 장식해 주면서 관광객이 넘쳐나는 황리단길은 해만 지면 컴컴하고 을씨년스러워도 그냥 방치하고 있다.  　이렇게 모르쇠로 눈을 감고 있는 것은 행정공무원의 직무유기가 아닌가? 또한 중심도로 서편에 나있는 골목길은 중심도로와 나란히 남북으로 쭉 뻗어있는 운치 있는 골목으로 차량 진입이 어려워 걷는 길로는 안성맞춤이다. 이곳에 포토존이나 로고젝터를 설치하고 예쁜 골목길로 만들면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요즈음 여가 중시의 워라밸(Work&Life Balance)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의 열풍에서 황리단길의 진가는 날이 갈수록 빛을 발할 것이다. 이 보물 같은 핫 플레이스 황리단길을 경주시 당국은 방치하지 마시고 갈고 닦아주시기를 간청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