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제퍼슨(Jefferson)은 미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며, 지금으로 부터 불과 몇 백 년 전만 해도 영국의 식민지에 불과했던 미국을 오늘 날 세계 패권국이 되게 한 초석을 놓은 사람이기도 하다.  　제퍼슨이 제창한 초기 미국의 헌법은 철저한 삼권분립(三權分立)과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를 표방하며,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침해 받을 수 없는 천부의 권리, 즉 생명의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 자유를 누릴 권리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명시하였으며 또한 무엇보다도 타인으로 부터 양심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이민(移民)으로 구성된 미국에서 과연 그런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초기 헌법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미국이 가능할 수 있었을 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미국의 제퍼슨만 위대한 것이 아니라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대한민국 헌법을 초안한 조소앙(趙素昻) 선생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조소앙`선생의 인간 평등주의 사상인 삼균주의(三均主義) 역시 제퍼슨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천부(天賦)의 인권을 가지기 때문에 평등해야 하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기에, 정치적, 경제적, 교육적 기회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삼균주의`를 부르짖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약육강식(弱肉强食)이 보편화 되던 당시에, 개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에도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원칙하에 독립운동의 기본 이념체계를 정립하였고, 우리나라 헌법의 모태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 한반도가 일제 강점에서 해방되었지만, 우리는 불행하게도 한반도에서 단일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남과 북에 두 개의 정부가 만들어 지게 되는데, 남쪽의 대한민국 정부는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 하면서도, 특히 지난 보수정권들은 대한민국의 건국일을 해방이후로 상정하려 했을 뿐만 아니라 조소앙 선생의 평등주의 사상을 공산주의와 유사한 이념이라는 이유로 폄훼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일제 강점기에 형성된 반도의 기득세력 들에게 차별과 불평등은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었기에, 전후 개발논리에 따른 특혜와 기회의 불평등은 관행화 되었고, 특히 지난 보수정권 때의 비이성적 편향된 사상통제 정책은 차별과 불평등이라는 관행을 넘어, 아예 차별을 제도화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왕정시대 계급사회로 회귀시키려 하다가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힌 것은 아닐까? 이제 정권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일부 기득권층이나 특정 보수 세력들에게 민주주의와 평등사상은 배치되는 개념으로 이해되는 게 분명해 보인다.  　미국의 제퍼슨과 우리 선조 `조소앙`은 민주주의자인가 아니면 공산주의자인가? 그럼 `마르크스`가 말한 만민평등과 제퍼슨이나 조소앙이 말한 평등의 차이는 또 무엇일까? 　민주주의 종주국인 영국 혹은 미국에서도 대통령과 농부의 권력이 평등하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대기업의 총수와 말단 사원의 지위가 동일하다고 말할 사람도 역시 없을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직책과 인격 혹은 지위와 인권을 혼동한다는 데 있다. 마르크스 레닌 등이 부르짖은 소위 만민평등(萬民平等)은 인간의 본능인 소유욕과 인간 능력의 우열(優劣)을 무시해버린 초이상적(超理想的) 사상인 반면, 제퍼슨이나 조소앙이 말한 평등은 어디까지나 기회 균등의 원칙과 천부적인 인권의 평등을 의미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헌법의 모태일 수 있는 삼균주의(三均主義)는 매우 이성적이며 깊은 민주주의 철학이 담긴 수승한 사상이 아닌가?    　6·1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조소앙 선생의 삼균주의를 재조명해 보고자 하였다. 권력은 목적이 아니며 수단일 뿐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는 권력을 목적으로 생각하는 정치인들을 퇴출시키고 좀 더 공정한 기회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또한 지금 나의 생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