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중고 동기생 계모임에서 희수를 맞은 기념으로 몇 가족이 중경과 귀주성에 있는 풍광구를 관광하게 되었다. 중국여행은 걷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코스가 대부분이므로 각력이 쇠진되기 전에 가 보자고 하여 4박 5일 일정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초 고령화시대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세상을 떠난 중·고동기생이 200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현존하는 경주중고1910동기생 약 280명 중에서, 경향각지에 우거하거나 외국 이민 간 동기를 재외하면 경주에서 생활하고 있는 동기생은 80명 내외이다. 재향(在鄕) 동기생들이 50년 전부터 친목을 모임을 결성하여 오늘에 이르기 까지 우정을 나누며 매월 정기 모임을 가져오고 있긴 하지만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없는 것 같다. 중병으로 대 수술을 하였거나, 관절이 아파서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늘고 있어서, 장시간을 보행할 수 있는 친구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더 불편한 내일이 오기 전에 이만한 건강이 있을 때, 이국의 풍광을 관광해 보자고 뜻을 모은 것이다. 　일제 말기에 태어나서 어려운 시기에 학교를 다녔고, 월남전 참전, 국가재건 사업 및 중동건설 참여 등으로 뼈 빠지게 일했고, 부모님 모시고 자식 뒷바라지 하면서 정신없이 살았기에 경제적·시간적 여유를 느끼지 못했는데, 그 사이 세월이 변해서 부모님 떠나시고, 자식들은 타처로 나가 국내이산가족이 되어 외롭고·고프고·아프게 닥친 노령이 되었으니 인생사 어찌 허무하지 않으리. 빨래 줄에 걸린 누더기 같은 노인. 미세번지에 오염되고 미풍에도 힘없이 흔들리는 신세가 되었다면 자학적 과언일까.　고 스톱 화투놀이에 광 판 것도 모르는 정신에, 안력은 희미하고, 두발은 불모의 나대지로 사막이 되었으니 우정은 따듯한 강상(綱常)이 아닐 수 없다. 세령 70이 넘으면 거처가 재가(在家)나 산중 모두 같다는 세간의 유어(流語)를 불편한 감정 빼고 작어(鵲語)처럼 들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저런 정서적인 변화는 가슴을 메우고 정신을 혼미하게 하여, 무위자연(無爲自然)은 노자(老子) 독점의 자연이 아니기에, 날아 보고 싶고, 폭포에 씻겨보고 싶은 욕구를 배제할 수 없어서 중경 행 여객기에 탑승을 해 본 것이다.　인구 3400만 명의 세계 제1의 도시 중경(重慶)! 우리 선열(先烈)들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세워 독립운동을 했던 고도에 와서 4박5일의 일정을 보내며 늦었지만 선열의 위국충의를 숭모해보고 주변 도시의 명승 풍광구를 관광한 것이다. 　임시정부청사, 황과수폭포, 만봉림 풍광구, 홍애동 거리 등 명승지를 둘러보았다. 도시의 거대한 모습이며 아름답고 기이한 자연 풍경은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특히 흥의시에 있는 황과수폭포는 매일 6만 여 명이 찾는 곳으로 높은 절벽에서 신나게 떨어지는 폭포이다. 이것을 바라보니 세상의 근심 걱정이 한꺼번에 씻기는 기분이 들었다. 폭포 절벽을 쪼아 길을 만들어 그 좁은 석경을 통과하면서 낙차(落差) 물줄기를 볼 수 있도록 만든 절벽 작로(作路)가 가관(可觀)이었다. 　홍의시는 귀주성 서남부의 소수민족이 사는 인구 60만 명의 도시였다. 곧게 다듬어진 도로망과 반듯하게 건립된 고층건물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한 폭의 명화처럼 보였고, 시가지는 휴지조작 하나 보이지 않는 아주 청결한 도시였다. 청소하는 노녀들이 먼지를 쓸고 있을 정도로 깨끗하여 관광객으로 하여금 살아보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하였다. 　시정의 책임자가 아주 청렴하게 복무한 덕택이라 하니, 이번 지방 선거는 무엇보다 능력과 청렴성을 기본으로 선출해야 할 것 같다. 황과수폭포와 같은 물줄기에 세진을 씻은 인사가 위민봉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유권자의 올바른 책임적 권한행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