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바람에 휩쓸려 다니면 치워져야 할 쓰레기일 뿐이지만, 땅속에 묻혀 발효가 잘 되면 나무를 건강하게 할 거름이 된다. 이미 계절이 지나 봄이 왔건만 푸르게 돋아나는 새싹들의 틈에서, 빛바래고 쭈구러진 모습으로 간신히 매달려 있는 마른 잎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막힌 곳은 틔어주고 엉킨 것은 풀어주는 것이 치(治)가 아닌가? 한문 치(治)자에 삼수변(三水邊)이 들어가는 이유도 생각해보면, 정치란 막힘없이 물이 흐르듯 순리를 따라야 한다는 뜻일 게다. 반도(半島)의 허리를 졸라 맨 그 질기고도 질긴 매듭을 조금이라도 풀어보려고 남북이 한 자리에 앉은 이 마당에도, 어떤 사람은 위장평화쇼 운운하며 잔칫집에 초를 뿌리는 듯한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는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그런 소리에 공감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온라인 프로그램 유저인터페이스는 그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늘 보안이 문제가 된다. 그런데 가장 확실한 보안은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포트를 막아버리면 되겠지만, 도둑이 무서워 대문을 없애버릴 수 없는 것처럼 당연히 경계는 늦추지 말아야 하나, 대문은 출입이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　한반도 분단 칠십년 만에 휴전도 정전도 아닌 종전선언(終戰宣言)이 합의되고, 육해공(陸海空) 어디에서라도 모든 적대행위를 당장 중단하기로 한 합의는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서는 평화를 향한 일 보로 평가됨이 옳다.　그리고 우리 속담에도 싸움은 말리되 흥정은 붙이라는 말이 있다. 어느 누구도 미래를 예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지금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흥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흥정을 깨고 싸움을 붙이려는 듯 한 행동을 하는 인사들이 있다면, 과연 그들이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들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비단 남북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제 더 이상의 남남(南南)갈등을 끝낼 때가 되었다. 그리고 이번 참에 정치권에서도 반드시 세대교체가 이루어 져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극우든 극좌든 낡은 이념의 틀을 깨고, 새로운 정치 이념의 새싹이 자랄 수 있도록 구세대들은 신세대들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할지언정 바람에 불려 다니는 소란스런 낙엽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정치는 신념의 관철이다. 따라서 자신이 가진 정치적 신념에 따라 소속 정당이 선택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낙천을 이유로 소속 정당을 탈당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신념의 정치인이 아닌 사욕(私ㅋ慾)의 정치인이었음을 자인(自認)한 것으로 보이고, 그런 정치인들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내 생각이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기에 잘못된 선택을 할 수는 있다. 하기에 나는 그 잘못된 선택을 고집하는 사람들 보다는 새로운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용기를 칭찬한다. 신의(信義)와 지조(志操)는 잘못된 선택에 대한 고집까지를 포함하지 않기에, 불의를 보고 돌아서는 행위는 결코 배신이 아님을 정의(定義)한 바 있다. 그러나 오직 자신의 영달(榮達)을 위해 사람을 버리고 조직을 버리는 행위를 두고 배신이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즉, 바람에 날려 다니는 낙엽은 동풍이 불면 서쪽으로 밀려갈 것이요, 서풍이 불면 동쪽으로 밀려갈 터인데,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두 번 배신하는 것이 어렵지 않고, 그런 사람들은 어느 장소에 있던 치워져야 할 낙엽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어느 나무에서 떨어졌던 떨어진 낙엽은 바람에 불려 다니는 쓰레기가 되지말고 거름이 되는 것이 그나마 아름다운 모습이라 하면 매정한 말이 될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정당이든 나는 쓰레기장이 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푸른 새싹들을 키우는 정당이 되어야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