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은 늘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어려워지면 나라가 걱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나라가 걱정스러운 분들은 자신이 정계(政界)를 떠나금 그 걱정이 사라진다는 사실은 왜 모를까? 정치인들은 항상 자신과 국가를 혼동하기 때문에, 자신을 지지하는 활동은 애국활동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두 비애국자들이고 반국가 사범으로 규정하려 드는 게 아닌가?　장(醬)은 묵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듯이 모든 발효음식은 오래 묵힌 것이 좋지만, 야채나 생선처럼 싱싱할수록 좋은 음식도 있다. 그런데 흔히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도 하는데, 퀴퀴한 냄새 풍기는 낡은 정치보다는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퍼덕대는 신선한 정치가 좋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것일까?　권력은 그 속성상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부패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자유민주 국가들은 모든 권력에 임기(유효기간)를 두어 그 선도(鮮度)를 보장하려는 것이며, 또 여러 가지 부패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여 유효기간 동안이라도 그 선도를 유지하려 한다. 그런데 왜 정치인들은 정년도 없고, 은퇴를 모르는가? 정치 9단의 노회한 정치를 얘기하곤 하지만, 그간 정치 9단 들이 줄곧 해온 정치가 이 모양이고 보면, 좋은 정치는 노하우 보다 선도(鮮度)가 우선이 아닌지 모르겠다. 　과거 전제군주 시대, 백성은 군주(君主)의 소유물과 같았기 때문에 정치란 군주가 백성에 대한 일종의 시혜(施惠) 행위로써 `정치(政治)`라는 용어를 쓰게 되었고, 당연히 노회(老獪)한 정치가 좋은 정치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국민이 위정자(爲政者)의 소유물도 아니고 시혜대상일 수 없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정치(政治)`라는 같은 용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개념상의 혼동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 나라의 주인은 정치인이 아니며, 정치인은 공복(公僕)일 뿐이다. 국민이 주인이며 국민이 위정자이기에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며, 정치인이라고 불려지는 사람들은 국민의 `하수인(下手人)`이라고 개념정리를 다시 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발 빠르고 힘이 넘치는 일꾼들이 더 소용될 뿐, 노회하여 요령(정치기술)만 남은 게으른 일꾼들은 용도가 극히 제한된다 할 것이다.　봄에 핀 싱싱하고 예쁜 꽃들이 가을까지 그 싱그러움을 간직할 수 없듯이, 초심(初心)을 잃지 말라 하지만, 사람이 초심을 지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노회하다는 것은 `경험이 많고 교활하다`라는 긍정적이면서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포함한 말인데, 정치는 항상 미래를 향해가는 것이기에, 과거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신선(新鮮)해야 하고, 용기 있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작금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낡은 노련함만을 앞세운 정치 9단들의 나라걱정은 고만 좀 접어두시고, 신세대들에게 바톤을 넘겨 다음세기를 향한 질주를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번 6.13 선거에서는 반드시 소속과 관계없이 정치 초단(初段)들의 약진을 기대해 본다. 　생각의 차이는 좁혀갈 수 있지만, 늙음과 젊음의 거리는 좁혀질 수 없다. 이 나라는 늙은이들 보다 젊은이들이 더 오래 살아가야 할 공간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더 나라걱정을 많이 하게 함이 논리적이지 않은가? 　초심(初心)은 유지되지 않지만, 늘 교체됨으로 초심이 유지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한 걱정이든 나라를 위한 걱정이든 걱정이 걱정을 만든다. 뜨거운 것은 던지면 되고, 무거운 것은 놓으면 그만이 아닌가? 누가 그것을 들고 있어라 강제한 사람이 있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