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유권자의 바른 뜻이 공정하게 반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유권자가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획득해서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후보와 정당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않다. 소통매체의 홍수시대에는 현실적 이해관계를 가진 정보 전달자의 진실왜곡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독재정부의 경우 국정과 관련한 국민의 알권리를 덮어버리기 위해 언론매체에 3S(스포츠, 섹스, 스크린)전략을 썼던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권위주의시대가 아니더라도 대기업의 광고주나 대자본에 의한 언론 왜곡을 경계하는 비판과 제도적 장치들이 있어온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상과 같은 종류의 언론왜곡은 이미 아날로그적인 방식이 되어가고 있다. `완전한 민주국가`로 분류되는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뉴스의 반론권 형태인 댓글이 SNS와 내이버 등 포탈시이트의 상업주의에 편승해 여론을 변조시키는 디지털여론의 왜곡조작이 새로운 방식으로 등장한 것이다. 포탈사이트의 뉴스에 의존하는 다수의 국민들이 이같은 왜곡에 무방비로 노출됨으로써 민주적 기본질서가 위협받을 지경에 이르렀다. 　전정부시절 정보기관과 군기관의 댓글조작 사건 관련자들을 처벌한 바 있는 현정부에서도 여당 당원이 자행한 댓글조작 사건 관련자들이 수사를 받고 있어 정권이 바뀌어도 내로남불식 여론조작사건은 반복되고 있다.　 이쯤되면 우리사회는 디지털시대의 정보전달을 주도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여론을 왜곡하는 괴물들이 민주주의를 삼킬 기회를 엿보는 위기국면에 처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전정부의 정보기관과 군기관의 댓글조작사건에는 적폐청산의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던 현정부의 수사기관이 이른바`드루킹 댓글조작사건`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정쟁과 국민불신을 만들고 있다.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 김모씨의 구속을 한동안 숨겼다든지, 현정부의 실세이면서 드루킹과의 연결고리로 보이는 김경수의원에 대한 관련증거확보 늑장 등 여러 면에서 봐주기 수사의 의심을 받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특검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드루킹사건은 선거국면에서 여당에게 매우 불리한 악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악재로 곤혹스러운 다른 한편에선 대한항공일가의 갑질사건이 터졌고,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선언`이란 긍정적 성과들이 언론매체를 도배질하면서 드루킹사건은 언론에서 밀리는 형세가 되고 말았다. 정부여당으로서는 대단한 호재를 만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호재로 선거국면에서 드루킹사건으로 여야의 경쟁에서 수세에 몰렸던 여당이 선방을 하고 오히려 우위를 점할 것 같은 추세를 보여주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일가의 갑질사건과 남북정상회담결과는 실제이상으로 과대포장된 측면이 없지않다. 대한항공 갑질사건의 발단은 조현민전무의 물컵던지기 갑질에서 시작한 것으로 사건의 비중만 본다면 내용이 그렇게 대단한 사건이 아니다. 그러나 재벌일가의 갑질이란 측면에서 힘없는 서민들의 감성을 자극해 카다르시스를 느끼게 한 것이다. 비리신고센터까지 만들어 사건을 확대한 정황은 소극적 수사의 인상을 주었던 드루킹사건에 비해 수사기관의 평형감각을 의심케 한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는 그 자체로서 대단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 실행여부와 결과에 따라 평가는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이미 성취된 듯 실제이상으로 홍보되고 있어 이상한 느낌이 든다.　이러한 언론 보도추이는 정치공학적 음모가 없다 해도 국민의 진실읽기가 힘든 시대임을 절감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