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세계사에 남을 역사적인 대사건이다. 두 정상의 회담은 종전과 비핵화에 이어 통일을 예고하는 매우 중대한 만남 이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이번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정상회담 결과 완전한 비핵화 합의는 새로운 한반도의 역사를 쓰기 위한 출발점이 되고 있다. 올가을 평양에서 열기로 한 정상회담 결과도 기대해 볼만하다. 　2000년 6·15공동선언에 명시된 서울 답방은 무산돼 왔지만 적어도 가을까지는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로드맵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기대된다. 판문점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였던 `완전한 비핵화`가 명문화 된 것은 최초이다.　이제 두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강조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로 가야 한다. 지난27일 김정은 국무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마중 나온 문재인 대통령과 반갑게 손을 잡았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이다.　세기의 두 정상의 회담 내용을 정밀 분석해 보면 우리가 우려했던 위장평화가 아닌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대로 남북이 긴장과 갈등에서 벗어나 진정 평화의 시대를 실질적으로 여는 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반도의 평화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실천의지와 진정성에 있다. 우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측에 내려와 만천하에 공개된 자리에서 쓴 방명록에서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란 글의 뜻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두 정상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합의된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고 `완전한 비핵화`， `핵 없는 한반도`를 명시한 것은 기대이상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올해 안에 적극 추진한다는 6·25전쟁의 종전 선언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는 내용 또한 획기적이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는 기존 2007년 10·4정상선언에 명시된 것이지만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는 처음이다. 한 달여 뒤 이어질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주변국과의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두 정상은 서해 5도의 안전에 필요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키 위해 대책도 세우기로 했다. 이 문제는 이미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항이기는 하지만 이 일대 어민들에게는 희소식이 되고 있다.　이제 `판문점 선언`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 국회 비준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 정권이 바뀌어도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앞서 김대중, 노무현 전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합의한 6·15, 10·4 선언이 이행되지 않았던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어쨌든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사에 남을 큰일을 해냈다. 남은 과제는 국민 대통합으로 판문점 선언을 승화시켜야 한다. 한반도의 봄은 이번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 이행과 김 위원장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에 달려있다. 8천만이 활짝 웃는 새로운 세상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