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정(感情)은 풍부하고 다양하다. 느끼어 움직이는 마음속의 기분이나 생각을 말하며, 기쁨이나 슬픔, 노여움이나 그리움, 불쾌감 따위의 심리적 현상이다.　아주 넓게 분석하면 뜻, 마음, 생각, 사랑, 인정 그리고 동정, 사실, 사정, 형편과 진심, 성심, 멋, 성취까지도 인간의 정(情)에 속한다. 이러한 감정으로 인하여 인생은 웃고 울고,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괴로워하다가 일생을 다 보낸다고 한다.　희노애락의 격렬함은 그 감정과 함께 실행력까지도 멸망케 한다. 기쁨에 빠지는 자는 슬픔에도 빠지는 것이 그 버릇이라 까딱하면 슬픔이 기뻐하고, 기쁨이 슬퍼한다. 이성(理性)이 인간을 만들어 낸다고 하면 감정은 인간을 이끌어 간다. 감정은 이성이 모르는 곳에, 그 자신의 도리(道理)를 갖고 있다.　감정은 절재적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질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절대적인 감정에 속한다. 인간은 행동을 약속 할 수 있으나 감정은 약속 할 수 없다. 짐작컨대 감정은 자주 변덕스럽기 때문이다. 감정을 인생 항로의 반주자라 하면다면 마찬가지로 감정은 작품의 이해의 반주자 이다. 　사상(思想)은 어떠한 웅변보다도 깊고, 감정은 어떠한 사상보다 깊다. 마음의 움직임과 생각을 정념(情念)이라 하는 데 정념은 지나치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다. 사람은 지나친 사랑을 하지 않을 때는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념은 때로 자기와는 반대의 정념을 낳는다. 인색이 낭비를 낭비는 또한 인색을 낳는다. 　사람은 때로는 약하기 때문에 강하고, 소심하기 때문에 대담한 것이다. 사람의 정은 사랑과 그리움에 더 기울고 있는 것 같다. 황진이의 시조에 청산은 내뜻이요, 녹수(綠水)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 못 잊어 울어 어이 가는고/ 　이도연의 시조에는 더 깊은 만감이 간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하)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리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물론 상상의 새이긴 하지만 아름다우면서 얄미운 새가 있다. 이름 하여 `아미 새`가 있는가 하며는 미우면서도 정이 가는 `미운 정`도 있다.　사람은 미움으로 많은 것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사랑에 의해서 더욱 많은 것을 하게 된다. 죄악과 사악함을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했다.　오히려 사랑이 많으면 미움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은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추억은 오래 기억한다. 그런가 하며는 실망과 미움은 오뉴월 소나기처럼 변덕스럽게 잠깐 나타 났다가 사리지기 마련이라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김영랑의 `사행소곡`에 "미움이란 말 속에 보기 싫은 아픔/미움이란 말속에 하찮은 뉘우침 / 그러나 그 말씀 씹히고 씹힐 때 / 한 거풀 넘치여 흐르는 눈물"　옛 조상님들이 남긴 격언에 흥미를 느끼면서 교훈으로 삼는 격언들과 속담이 많다. 눈에 가시-몹시 미워하고 싫은 사람.까마귀 열 두 소리에 하나도 좋은 것 없다-미운 사람이 하는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밉다. 개 꼬라지 미워서 낙지 산다-개가 뼈다귀 먹는 꼴이 미워서 뼈 없는 낙지를 산다 함이니, 자기가 미워하는 자에게는 어떻게든지 그 자가 좋아 할 일은 하지 않는 다는 뜻. 　며느리가 미우면 손자까지 밉다-자꾸 미워만 하기 시작하면 고와야 할 것 까지도 미워진다는 말. 외국인들의 말씀, 한국인들은 정에 너무 약하다 이점이 문제의 원인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