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한 사회학자가 말하기를 한국인들의 생활 문화는 경건한 불교문화와 엄숙한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매우 미온적이라 한다. 특히 얼굴 표정은 친절하면서도 인상은 호의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선비문화와 양반 풍습에 익숙하여 모든 감정에 잘 참는 버릇이 전통화 된 것으로 판명된다.　서양에 `모나리자의 미소`가 있다면, 우리 민족에겐 `신라인의 미소`가 주는 인상과는 아주 판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실 한국 사람들은 "잘 안웃는 민족"이다. 웃음이 헤프면 경박하고 양반스럽지 못한 선비의 표정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면서 우리말처럼 웃음의 표현도, 종류도 다양하여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것을 단정 지을 만한 용어가 없다는 것이다. `웃음`이란 웃는 모양이나 소리에 따라 표현도 다르다.　미소에도 소리를 내지 아니하고 방긋이 웃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 아양을 떨며 곱게 웃는 웃음도 있다. 그 밖에 태도에 따라 담소, 폭소, 조소, 비소, 냉소 등 표정도 많다. 아름답고 진정성이 담긴 다정, 다감한 미소는 인간들 사이에 좋은 활력소가 되며 친근미의 진실성이 인간의 교류에 빠른 후유증을 남기게 한다.　미국의 가정학자 트리는, "만약에 이 세상이 눈물의 골짜기라면, 미소는 거기에 걸려있는 무지개"라 했다. 그래서 미소는 인간 사회의 의무요, 미소는 힘이라 한다.　옛 부터 자주 웃는 사람은 천박스럽고 지나치면 정신이상으로 여긴다. 평생에 가장 즐거운 날 결혼식에서도 주인공은 물론이요, 축하하는 손님들에게도 웃음을 금지 시켰던 시절도 있었다. 인자스러운 어머니의 미소처럼 말 대신 얼굴로 인사를 대신했던 것도 관습이었다.　서양 속담에, 웃는 것은 인간의 본성으로 육체에는 술, 정신에는 웃음이라 했다. 웃음은 인간의 고유(固有)한 것인데, 생각하는 동물로서 웃음을 아는 것은 인간 밖에 없다.　웃음이 겸손할 때, 그것이 자만심에서 나온 것이 아닐 때는 눈물보다 슬기롭다. 　놀이 모형으로 현대판 웃음의 가장물은 <탈>이다. 탈은 나무, 종이 등으로 만든 얼굴의 형상으로 가면(假面) 또는 마스크라 하여 안동의 하회마을 `탈`이 전 세계에 유명해졌다.　`탈`이라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익살스런 광대와 비틀거리면서도 정교한 `춤`의 율동적 동작에 있다.　동시 작가 김귀자의 하회탈에, 하회마을 탈은/탈이야 탈/화나도 웃고/슬퍼도 웃고/싫어도 웃고/아파도 웃고/미워도 웃고/탈이야 탈　양반도 웃고/선비도 웃고/할미도 웃고/각시도 웃고/스님도 웃고/ 탈이야 탈.　하회마을은/ 웃음이야.　하회마을 탈은 모두 웃는다. 웃어 라고 한다. 웃다보면 저절로 웃게 된다고, 웃어선 안 될 때도. 웃기 힘들 때도 탈은 웃는다. 너무 웃어 탈이다. 짜증, 슬픔, 아픔, 미움의 감정까지도 웃음 뒤에 숨기고, 웃음 뒤에 비아냥도, 욕도 숨겼다.　웃음은 탈이 되었다. 양반탈, 선비탈, 할미탈, 탈은 마침내 한 마을을 웃음마을로 바꾸어 놓았다. 대다한 웃음이다.　영국의 여왕도 와서 웃고 간 웃음이다. 세계인의 웃음꺼리가 되었다. 　 탈 축제때 안동 하회마을에 가서 탈과 함께 실컷 웃어나 볼까 하는 것이 소원 중에 하나라고, 동시 작가 박두순의 웃음계획이다.　우리 사회에는 웃음을 잃은 가정이 많다. 마음의 보약이라 작심하고 하회탈을 하나 사서 벽에라도 걸어두고 1년 내내 웃음의 흉내라도 맘껏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