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활동에서 정보의 전달·공유는 대부분 `보고`와 지시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중 보고는 구두(口頭)·서면(書面), 단독·집단 보고 등 그 형태가 어떠하든 조직 의사나 방침을 결정하는 주된 수단이다. 이 `보고`에 대한 논의는 두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하나는 무엇을 보고하느냐 즉 `보고 내용`의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보고하느냐 즉 `보고 기법`의 영역이다. 전자는 구두도 있겠으나 주로 서면 즉 `보고서`의 구성, 분량 등에 관한 것으로 종래 `보고` 관련 각종 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여기에 초점을 맞춰 왔다. 후자는 어떤 내용이든 보고를 `잘 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것으로, 보고서 문제도 영상보고 같은 것은 이 방법론 범주에서 논의될 수 있고 또 상당한 비중으로 다루어져 왔다. 그런데 방법론 차원의 보고자의 `자세`나 태도 등에 관해서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경험상으로 이 또한 매우 중요하므로 몇 가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보고에 임하면서 우선 챙길 것은 `몸가짐`이다. 일단 보고 받는 자 또는 상급자와의 `거리`를 가급적 가깝게 위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너무 밀착하면 안 되고 약 50센티미터 남짓으로 하되 1.5미터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상호 맞보는 대향(對向) 자세는 피해야 한다. 멀리서 마주 보면 자칫 대결적 구도처럼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앉든 서든 또는 굽히든 옆으로 가까이 하는 것(側面近接)이 요체이고 이로써 보고서를 서로 같은 방향으로 보도록 해야 한다. 이성적(理性的) 위치보다 `정감적`(情感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체취이다. 개인 체취는 일반 친교에도 치명적인 작용을 한다. 무취가 좋겠으나 은은한 향기 정도는 무방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본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 액취(腋臭)와 `구취`(口臭)이다. 전자는 드물지만 체질적인 것으로 적절한 의료 조치가 필요하고 후자는 보다 흔하고 정도에 따라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구취는 스스로 알지 못할 때가 많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예전에 대통령 영부인 통역관 K씨는 입 냄새를 걱정해 통역 전에는 먹지 않았다. 어느 날 영부인이 통역 실력이 없다며 바꿔버렸다. 후일 밝혀진 진짜 이유는 그의 구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복에서 더 하므로 특히 아침식사는 하는 것이 좋다. 또 구취의 원인은 대부분 내장보다 구강에 있다고 한다. 직장 건강강좌에서 양치 후 잘 헹구지 않으면 오히려 세균 따위가 잔류 치약 성분과 엉켜 붙어 구취를 유발하므로 칫솔질 후 최소 7번은 헹궈야 한다고 배운 바 있다. 둘째, 보고는 `보고 받는 자의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가장 기본이지만 실제 잘 안 되는 부분이다. 상급자는 제일 중요한 내부고객이다. 그러므로 고객의 눈높이처럼 상급자의 눈높이와 요구에 맞게 보고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상관의 입맛에 맞게 달콤한 것만 보고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첨일 뿐이다. 방법론 차원에서 가려운 데를 긁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상급자 중에는 결론부터 알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용 중 쟁점이 궁금한 사람도 있다. 대개 보고의 핵심 결론부터 설명하는 것이 원칙이다. 필자가 외교업무 부처에 재직 시 2∼3분을 들어도 뭘 하자는 건지 알기 어렵게 보고하는 직원도 있었다. 그런 현상은 외교적 표현에 익어 결론을 유보하는 습관 때문인 것으로 이해했다. 또 상관 중 보고서를 따라가며 구두 설명을 하게 하거나, 반대로 보고서를 직접 읽되 보고자는 묻는 말에만 답하기를 바라는 유형 등 다양하다. 심지어 보고서는 보지도 않고 요지만 말해보라고 주문하는 사람도 있다. 한편 구두 보고에 급급해 보고 받는 자의 눈은 이미 보고서 하단에 가 있는데도 보고자는 아직 중간쯤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짜증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내부고객인 상급자의 `스타일`에 맞게 보고하는 것이 핵심이다. 끝으로, 보고나 결재는 되도록이면 예약을 하고 제목과 소요시간도 예고해 줘야 한다. 비서를 통하거나 본인에게 직접 알리는 것도 무방하다. 이 보고 예약은 상급자 고객을 또한 편하게 해주는 길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