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권의 흐름과 민심의 동향은 과거 지방선거와 별반 달라진게 없는 것같다. 달라진게 있다면 정권교체에 따른 여야의 뒤바뀜과 구여권의 내홍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질에서 변하지않고 있는 것은 지방선거에 지방이 보이지않는다는 점이다. 　지방민의 이익과 지방의 정치적 의사를 대변할 지방정당이 없는데다 지방정치인들의 중앙거대정당 종속상태가 지속되는 바람에 지방의 이슈는 보이지않고 공천에만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지방민심도 지방 이슈보다는 정당별 이념성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정치성향에 따른 정당심판 선거로 인식하는 모양세다. 　그렇다면 한번의 국회의원선거만로도 충분하고 그게 부족하다면 상하양원으로 나누어 국회의원 선거를 한번 더 치르는 것이 낫지않을까? 과연 이런 지방선거가 지방민의 삶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인지, 왜 지방정치를 위해 막대한 인력과 비용을 쏟아야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대선 당시 모든 후보가 지방선거와 개헌국민투표를 함께 치르자면서 지방분권을 약속했지만 지금은 이를 팽개치는 것도 모자라 지방선거용 중앙정치권의 합종연횡(合縱連橫)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20대총선의 결과는 3당체제였는데 박근혜대통령탄핵을 계기로 구여권의 분열로 4당체제로 되었던 것이 보수세력들의 이합집산으로 3당체제가 되었다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신3당체제로 바뀌었다. 　그러나 지방선거와 관련한 속내를 보면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우당적 성격의 평화정의당은 지방선거에서 연대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선거구도상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유승민 바른미래당대표는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를 제의해 당내 물의를 일으켰으나 앞으로 연대의 행방이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만은 분명하다.　지방민이 잘살기 위한 지방자치가 이루어지려면 지방민이 주도하는 지방정치가 실현되어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지방의 자생적 정치세력이 선택하는 지방이슈가 지방정치인을 선출하는 중심에 놓여야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중앙정치권이 직간접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하거나 공천룰을 정하는 지방선거는 무늬만 지방선거일 뿐 실제로는 중앙집권체제의 변형된 형태일 뿐이다. 　지방선거의 예비후보들이 지역국회의원이나 중앙정치권의 유력지도층에 선을 달기위해 발버둥치는 지방선거는 이미 중앙정치에 함몰된 그림자 선거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번 지방선거도 지방민의 절실한 삶의 문제인 경제,문화,복지,환경,교통 등의 이슈들 보다 남북문제를 둘러싼 좌우이념대결이나 지역감정에 뿌리내린 지방색이 또다시 지방선거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중앙정치권의 합종연횡은 결국 다음에 이어질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의 기반조성을 위한 둘러리 선거일 수 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말만 지방정치인이지 사실상 지역구국회의원의 하위선거조직에 속한는 부속구성원에 지나지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지방선거가 치뤄지면 결국 중앙당과 지역국회의원에 충성도가 높은 사람이 공천될 가능성이 높고 지방민이 갈망하는 지방발전에 기여할 우수인재를 선택하는데는 많은 제약을 받게 된는 것이다. 지방자치실시 26년이 흘렀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특히 수도권과 거리가 먼 지방은 인구 마저 급감하는 절망에 빠지고 있는 것이 이를 실증하고 있다. 개헌을 통한 분권정치와 지방민이 주도하는 지방자치가 실현되지않으면 지방자치에는 더 이상 기대를 걸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