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2010.6 지방선거가 끝나고 경주에서 당선된 A씨와 오찬을 하면서 지금부터 다음 선거 때까지 4년간 선거운동 기간이라고 말을 건네자 당선자는 필자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선거는 4년 후에 있는데 벌써부터 다음 선거운동을 해야 되느냐는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당선된 다음부터 다음 선거를 의식해서 주민과 상생을 하였다면 꼭 선거일을 4~5개월 앞두고 시민에게 표를 구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도 30여년간 선거판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나대로 터득한 노마지지(老馬之智·늙은 말의 지혜)의 선거철학을 친절하게 설명한 것이다.　4년이 지난 다음 선거에서 A씨는 재선의 어려움을 지인의 도움으로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현재 3선을 앞두고 고전하는 것은 노마지지의 경험철학을 잊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오는 6월 13일 전국 동시다발로 실시되는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뜻을 가진 사람들 중 특히 재선이나 3선 4선 등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행보를 신문이나 언론을 통해 보면 가을 단풍처럼 고우면서도 이면(裏面)에는 뭔가 모를 표리부동(表裏不同)이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초선, 재선. 3선, 4선 등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지금처럼 친밀감을 갖고 `고통의 분담`을 함께 나눠 가졌다면 정말 존경스러운 인물이 되었을 것이고, 구태여 시민에게 한표를 구걸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됨됨이를 존경하여 표를 줄 것이다.　그러나 미안하게도 선거철만 되면 `선심 주는 것처럼, 착실한 척, 소통을 하는 것처럼, 정성을 다해 경청하는 척, 시민의 혈세를 갖고 한 일을 자신이 한 것 같은 착시현상을 시민에게 심어주는 한심한 군상들`이 매스컴을 점유한다. 　뭐가 그리도 급한지 6월말이면 임기가 끝나는데도 하반기 예산을 조기집행 한다거나,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반기 예산은 당선자가 하고 새로운 사업도 당선자가 해야 되는 것이 일의 순서다.　지금의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및 시군구의원은 이제 얼마 남지 않는 임기를 두고 자신이 한 일을 잘 갈무리해야 한다. 매듭 짖지 못한 일은 차기 당선자를 위해 깨끗하게 정리정돈을 해 두었다가 낙선에 대비한 인수인계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그저 당선에만 눈이 멀어 `내가 이러한 일을 했고, 또 하고 있는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내가 당선되어야 된다`고 시민들에게 어필시키고 있다. 솔직하게 양심적으로 생각해보자, 그가 한 일은 누가 그 직(職)에 있어도 다 할 수 있는 일이며, 다음 당선자가 인계 받아도 훌륭하게 일을 마무리할 수 있다. 　진정한 선거운동이라 하면 선거 몇 달을 두고 유권자에게 선심 쓰듯이 다가가 다홍치마 색깔로 유혹하는 것이 선거운동이 아니다. 선거운동은 당선된 다음부터 다음 선거 때 까지 4년 동안을 시민에게 `양질의 서비스와 동고동락, 고통분담, 원활한 소통, 꾸밈없는 언행일치를 보인 결과물`을 두고 시민의 판단과 선택을 기다리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선거직들은 4년 동안 `폼 잡고, 목에 힘주고, 앞좌석 앉았다가 소개 받고 중간에 빠져나감으로 남의 행사 망치는 행동이 다반사며, 소개를 늦게 한다거나 좌석배치가 나쁘면 불쾌감을 표출하기 일쑤이다. 소통은 불통이며, 대우받기를 좋아하는 사람, 시도 때로 없이 이권개입을 하는 자, 예약된 행사에 늦게 도착하여 행사를 지연시키는 자`는 이제 성숙된 시민이 지연(地緣), 학연(學緣), 혈연(血緣), 노욕(老慾)을 떠나 양심의 심판을 가지고 옥석(玉石)을 가려 시민 농락(籠絡)을 그만 하도록 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