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시는 차 한 잔에는 나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오늘은 젊은 시절 추억 속의 찻집을 찾아가는 외로운 사내를 만나봅니다.　찻집 하나를 소종하게 간직할 줄 알던 사내였지요. 바람 속으로 걸어가면 이른 아침에도 문을 열던 `그 겨울의 찻집`!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내가 그리워집니다.` 그 사내는 윤동주의 얼굴보다 외롭고 가엾어 보입니다. 미워져 돌아가다가 생각해 보면 우리의 젊은 시절은 `그 겨울의 찻집`에 아직도 마른 꽃으로 걸려있습니다. 　소문 들썩이는 `봄이 온다` 평양 공연에 그 겨울의 찻집`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조용필이 2005년 평양 콘서트에서 큰 호응을 받았던 노래입니다. 예술적 감성이 풍부했다는 한 사내의 애창곡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찻집에서는 어떤 차가 팔렸는지 궁금해집니다. 　마른 꽃 걸린 창가에서 외로움을 마시던 그 사내처럼 외로웠던 우리 대한민국의 7080 세대들은 각자가 가진 추억 속의 `그 겨울의 찻집` 하나로 연결되어 집니다. 오래된 추억 속에`그 겨울의 찻집`을 가진 사내들은 미워져 돌아가다가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그 `무엇`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뜨거운 사랑 하나 가슴에 두고 살아갑니다.　추억 속의 찻집 하나가 생각납니다. 갓 스무 살, 세상물정 모르고 젊음의 모든 것을 멋으로 알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겨울의 찻집은 대구의 동성로 ○○백화점 맞은편 2층의 `프린스 다방`이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 젊은이들이 고민을 하고 낭만을 즐기던 찻집이었지요. 　나비넥타이를 맨 검은 조끼 차림의 바텐더가 친절한 인사와 함께 건네는 차 한 잔은 외롭고 고독했던 젊은이들을 서로 뭉치게 하고 더 큰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 장소가 되어주었습니다. 연인들에게 만남의 장소로도 유명했던 `그 겨울의 찻집`이 아련하게 그립습니다. 　얼마 전 대구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백화점 앞을 가보았습니다. 이른 아침에 문을 열던 `그 겨울의 찻집`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 시절이, 그 사랑이, 그 젊음이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주길 기대하며 바람 속으로 걸어갔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어린 시절 찻집에서 들었던 가왕 조용필의 목소리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바람 속으로 걸어갔어요. 이른 아침에 그 찻집 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 외로움을 마셔요. 아름다운 죄 사랑 때문에 홀로 지샌 긴 밤이여. 뜨거운 이름 가슴에 두면 왜 한숨이 나는 걸까? 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그대 나의 사랑아.　―양인자 작사, 김희갑 작곡, 조용필 노래, `그 겨울의 찻집`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이 노래는 1985년 조용필 8집 `허공`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부르기 쉽고 연주하기도 쉬운 편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했던 노래입니다. "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 외로움을 마"시거나 "사랑 때문에 홀로" 긴 밤을 태운 사람들의 노래입니다. 작사·작곡의 명콤비로 많은 노래를 만들었던 양인자 작사, 김희갑 작곡의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이른 아침, 그 찻집에는 "홀로 지샌 긴 밤"을 보상해주는 차 한 잔이 있었지만 사랑의 그 사람은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오지 않아서 아름다운 그 사랑을 다시 기다릴 줄 아는 그 사내가 궁금해집니다. 아름다운 그곳, 그 사내가 간직한 `그 겨울의 찻집`도 다시 궁금해집니다. "뜨거운 이름"을 가슴에 품어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사랑을 가진 그 사내의 사람들도 `그 겨울의 찻집`으로 걸어가고 있을 것 같습니다.그 곳에 곧 `봄이 온다`는데 `그 겨울의 찻집`도 다시 환하게 `봄의 문`을 열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