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와 총액한도대출 금리를 0.75%포인트 대폭 인하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긴급 조치로 풀이된다. 한은이 매달 둘째 목요일에 열리는 정례 금통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이례적으로 임시 금통위까지 소집한 것은 최근의 경제흐름이 내부 펀더멘털과는 관계없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고강도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27일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5.00%에서 4.25%로 0.75%포인트 인하했다.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같은 폭으로 내려 2.5%로 낮췄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였던 최대 0.5%포인트 보다 큰 것이며 한 번에 금리를 0.75%포인트나 낮춘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은 지난 9일 열린 정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5.00%로 0.25%포인트 인하, 지난2004년 11월 이후 3년 11개월 만에 통화완화기조로 선회했다. 이후 이성태 한은 총재는 경기 하강 리스크가 크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여러 차례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으로의 전이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지자 0.25%포인트씩 내리는 ‘베이비스텝’이 아닌 보다 과감한 조치를 취한 것. 여기에 지난 주말 증시 1000선이 결국 무너지면서 금융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졌고, 열린 뉴욕과 유럽 증시도 급락세를 보이면서 이번 주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는 더욱 고조됐다. 한은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직후에도 증시가 급락하자 9월19일 긴급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4.50%에서 4.0%로 0.50%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또 이번 조정으로 기준금리는 종전 대비 0.25%포인트 인상해 4.50%로 조정했던 지난 2006년 6월8일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