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역 주요 도심 건물에 나부끼는 것은 ‘임대’ ‘임대’ 광고다. 이런 현수막이나 광고가 많다는 것은 그 지역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가 호황이면 부동산 임대가도 오르고 이어 자연스럽게 ‘인구’도 몰린다. 그리고 외지인들의 투자도 활발하면서 도심이 활기 차는 등 시민들의 표정이 환하고 밝다. 그러나 이런 환경이나 여건이 충분함에도 이를 활용치 못하고 더어두워지는 곳이 ‘경주’다. 경주가 이렇게 된 것은 세계적인 전력 공기업 한수원과 직결된다. 따라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공간이 ‘지방선거’다. 그런데, 현재 출마한 경주시장 예비후보들의 ‘공약(公約)’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나름 지역을 위해 ‘자신이 최적임자가’면서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시민사회 평가는 냉소적이다. 그 이유는 적어도 국제문화관광도시 수장(守長)이 되려면 도시 위상에 맞는 정책이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현재 지역의 실상이나 정서에 대해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어야한다. 그런데 이들은 ‘시민들이 뭘 원하는지’, ‘뭘 요구하는지’조차 모르는듯해 유감이다. 이 시점에서 시장 후보로서 가져야 할 목적과 이념, 자세가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예단하자면 이는 지역대표자로서 막중한 의무보다는 개인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한 ‘도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경주가 지역 정서상 보수 야당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시들은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 강구보다 오직 공천(公薦). ‘공천’에만 목을 매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더욱 우울해진다. 그렇다면 후보들이 시장이 되든, 안 되든 애향심과 지역 봉사를 위하다는 순수한 자세를 일관(一貫)되게 가질 때 선거풍토도 새롭게 조성되고 지역도 건강하면서 무한한 발전을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시장 당선여부는 ‘소비자’ 즉 유권자가 원하는 상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눈을 비비고 봐도 한눈에 들어오는 공양이나 획기적인 프로젝트는 없다.이 선상에서 어느 후보도 ‘한수원 본사’에 대해 입을 뗀 적이 없다. 돌이켜 보면, 경주시민들이 국책사업 방폐장을 유치한 것은 오늘의 ‘임대홍수’를 보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또, 경주의 재도약 그리고 장기발전을 위한 가치(價値)나 중요성을 파악한 혜안(慧眼)이었다. 그런데 지역이기주의와 선출직들의 ‘소통 및 설득력’ 부족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기업인 한수원을 토함산 골짜기로 몰아넣어 버렸다. 토함산 터널을 통해 동해안을 오가는 외지인들이 관광객들이 한수원 사옥(社屋)을 두고 한결같이 하는 말은 “저 건물은 뭐하는 곳이지요”다. 그에 대해 경주시민 어느 누구도 그 건물의 용도나 역할에 대해 자신 있게 자랑스럽게 답볍을 하지 못하면서 주저한다.한수원 직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산 속으로 간 것은 ‘경주시민’과 한수원만 안다. 그러나 외부적인 시작에서 봤을 때 한수운도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스스로가 포기했기 때문이다는 핀잔도 받는다.수십만 평의 터에, 수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장향리’ 본사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대표적 사례다. 수도권에 이전된 타 공기업을 보면 혁신도시나 신도시에 위치해 그 지역과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대표기업으로서 역할을 하는 등 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병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수원 본사가 경주로 이전한 수 시너지 효과는 미약하다. 혐지다 보니 동반 이전해야 할 관련 기업들마저 외면하면서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경주시의 관련 기업 100개 유치 협약서는 전시행정의 부산물이면서 종잇조각에 불과하다. 오죽했으면 “토함산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짐승들도 한수원 건물을 보고 놀린다”는 조롱까지 나올 정도다. 그런데도, 한수원본사 이전 후 지역 지도자들이나 시민단체, 오피니언 리더,언론 등은 이문제에 대해 거론조차 않는 등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뜻있는 시민의 말을 통해 현재 경주 정서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공안정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경주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그러면 경주 분위기를 경색되도록 한 세력은 누구일까. 한수원이 산 속에 있어 그 지역에 미친 실제 효과에 대해 동경주 주민들도 회의적인 시각이다. 그래서 대승적 차원에서 재이전에 대한 여론이 나오고 있는 등 그나마 다행이다.‘주는 떡도 못 먹는 사람이 경주사람이다’라는 비난을 굳이 들을 이유가 없다.물론 시민사회의 여론도 주요하지만 이를 선도하고 개혁해야 할 주체는 시장을 비롯해 지역 지도자들이다. 현재 분위기를 봤을 때 반발세력은 없어보인다. 따라서, 경주시장 후보들은 지역 발전을 위한 살신성인의 정신을 가졌다면 이 문제를 유권자와 시민사회에 다시 물어야 할 것이다. 지금이 적기(適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