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어복(白龍魚服). `흰 용이 물고기의 옷을 입는다`는 뜻으로 신분이 높은 사람이 서민의 옷을 입고 미행(微行)을 하는 것을 비유한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사기(史記)의 오자서 열전(伍子胥 列傳)에 나온다. 이 경구는 `권력자`가 꼭 지켜야 할 자세이자 정치철학이다.　어느 날 오(吳)나라 왕이 백성들과 함께 술을 마시려 하자 측근 `오자서`가 말리면서 왕에게 한 말이다. "옛날에 하늘에 있던 흰 용(龍)이 지상으로 내려와 차가운 연못에서 물고기로 변해 있었습니다. 이때 어부 `예저`가 용의 눈을 쏘아 맞추니 용은 하늘로 올라가 하느님께 이를 고했습니다. 하느님이 용에게 이르기를 `너는 그때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었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용이 대답하기를 `저는 그때 찬 연못에서 물고기로 변해 있었습니다` 라고 하니, 하느님이 다시 `연못에 있는 물고기는 사람들이 잡으라고 있는 것이니, 그 어부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고 오히려 너에게 잘못이 있느니라` 라고 응답했습니다"　용은 왕(王)이고 어부는 평민(平民)이다. 구중궁궐(九重宮闕)에 사는 왕은 `신하`들이 전하는 것만으로는 백성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는지 알지 못한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므로 때때로 왕은 평민복으로 갈아입고 궁궐 밖으로 아무도 모르게 나가 백성들의 삶을 몸소 알아야 한다. 민심을 잘 살펴야 올바른 국정 운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지난 주말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MB)까지 구속됐다. 자유한국당과 보수는 현 정부가 굳이 전직 대통령들을 감옥에 넣어야 하나라며 반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 정부가 장기 집권을 위한 정치적 탄압을 한다며 보수세력 결속 수단으로 활용하는 교묘함도 있다. 이것이 정치인 것이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들이 감옥(監獄)에 가는 것은 법치주의에 입각한 것이다. 이 법의 잣대는 공평한 것이며, 민심도 법 감정과도 같을 수 있다. 그렇지만 국가적 불행이고 수치다.　그렇다면, `대통령직은 어떻게 오를 수 있나`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민심(民心)을 누가 많이 얻느냐 여부다. 그에 앞서 후보는 대선 기간 동안 대한민국 최고 권좌에 등극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갖은 환심을 쌓는다. 선거를 치르는 국가 권좌는 민심 없이는 탄생할 수 없다. 우리나라 역시 이를 바탕으로 청와대(靑瓦臺)에 입성한다. 대통령은 국민을 대신해 국가의 안녕과 발전, 영토수호 등 막중한 책임과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역대 우리 대통령들이 이 `집` 즉 청와대에만 들어가면 다른 생각을 했다. 국민과 국가보다 자신과 그를 둘러싼 세력의 돈(錢)과 이익만 추구하다 보니 퇴임 후는 꼭 법정에 서는 추한 몰골로 변한다. 이런 추악한 결과는 분명히 민심의 뜻을 배반한 책임이자 자업자득(自業自得)인 셈이고, 국격마저 훼손했다. 그래서 민심을 준 국민들이 공분하는 것이다. 　박근혜， MB 뿐 아니라 노태우, 전두환 등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범죄사실에 있어 돈(錢)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기야 5천 년 중국에서도 정치하는 이유가 장사보다 이윤이 많고 더 많이 벌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보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를 쓰면서 선출직에 도전하는 무리를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국가적 위치를 볼 때 아시아 대륙 동쪽 끝에 있는 소국이다. 한반도는 수천 년 전부터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 국가로부터 주 침공 대상이었다. 역사적으로도 굴욕을 당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역사적 선례나 교훈, 국가적 불행을 막아야 할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 우리 대통령의 기본 임무다. 따라서 청와대 주인은 이를 지키기 위해 연일 참모들과 고민 또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이들은 책임감과 사명감은 안중에도 없었고, 오직 돈에만 혈안이었다.　감옥에서도 벚꽃은 볼 수 있다. 전직 대통령들이 그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민심은 단순하다. 이런 단순함과 순수함에 감동을 주지 않고 전직 대통령은 `동떨어진 사고`를 했기에 감옥에서 휘날리는 벚꽃 잎을 감상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사 속에서 구현되는 민심을 읽는 것과 국민들의 감정적 이해관계에서 표출되는 민심을 다르게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고 했다.　시대만 다를 뿐 민심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고대 중국에서도, 우리 역사에서도 `민심은 천심이다`고 했다. `백룡의복`이나 `경주 최 부잣집`이 12대 만석(萬石), 10대 진사(進士)로 유명한 것은 민심을 얻었기 때문이다.　공자가 아무런 직위도 없이 70 제자를 데리고 중국 천하를 주유한 것도 이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MB를 끝으로 국가적 불운은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 비단 대통령 뿐 아니라 선출직의 `안전장치`는 `민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