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기쁜 소식을 봤다. TV를 통해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악수를 하는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는 10년 동안 경색됐던 한반도의 `새로운 봄`을 알리는 청신호였다.　이날이 있기까지는 평창올림픽이 일등공신인 셈이다. 야당 측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자세 비난과 북의 진정성 의심을, 미국 역시 부정적인 시각 속에 북 측 인사들의 방남은 예상을 뒤집는 `대성공작`이었다. 이런 결과의 중심에는 북측이 그동안 고수하던 핵 문제를 풀 수 있는 출구전략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향후 남북 및 북미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한 선행절차로 4월 말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대북특사단장 정의용 안보실장이 언급한 것은 현재 북의 요구는 `체제 인정`이다. 북측이 공식적으로 체제 인정을 요구하는 것은 내부 경제가 심각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김정은 권력의 안정적 장기화도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북의 결정이 신속하고 빠르게 급변한 것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압박이 주효했다. 이와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대한 공(公)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렸다.　예단하기는 그렇지만, 현재 분위기를 봤을 때, 향후 북이 핵실험이나 군사도발에 대해 `있다` `없다`를 택하자면 `없다`에 표가 많을 것이다. 어쨌든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확정된 상황에서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북한 사회에 큰 변화가 일 것은 분명할 것이다. 이를테면 북미 수교에 따른 평양에 미국 대사관 설치 등 충분한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북이 정상회담 때 비핵화에 대해 확언을 한다면 전제 조건 1순위는 체제 인정과 경제적 지원 요구일 것이다. 체제 인정은 미국 동의 여부일 것이지만, 경제적 지원에 대한 부담률을 미국보다 우리가 높을 수 있다. 따라서 정상회담이 성공적이다는 전제하에 북은 개방화를 택할 것인데, 이는 즉 `근대화`와 `산업화`를 의미한다. 그러면 북이 이 문제에 대해 자력(自力)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반도 통일은 분명히 이뤄진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북의 경제구조는 볼 때 향후 20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그 이유로 2017년 기준 북의 1인당 국민소득은 146만 원 수준이다. 이 기준으로 연평균 10% 성장한다면 약 20년 후에야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시대를 맞는 것이다. 문 정부나 국민적 정서는 당장이라도 통일을 했으면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독일 통일 과정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이던 서독이 동독과 통일하면서 엄청난 출혈을 했다. 2차 대전 이후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몸에 밴 동독 주민들에게 하루아침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문화와 물결이 들어가자 그들은 이를 수용치 못하고 혼란에 빠진 것이다. 서독은 1991년부터 2005년까지 총 1조4000억 유로(한화 약1750조원)의 `통일비용`을 지출했고, 이는 연방 예산의 25~30%를 차지해 독일 경제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같은 땅, 같은 동족, 같은 역사를 가졌지만 수십 년간 `이념` 차이에 따른 정신문화와 습관은 단시간에 그 색을 빼지 못한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꼭 거론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현재 우리 측에서는 정상회담에 대비해 임종석 비서실장 중심으로 `준비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목표는 한반도 평화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전기를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고 있다.　이 목표에 따라 세 가지 과제는 비핵화 부문, 그다음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문제, 그리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문제 등이다. 이 과제 첫째와 둘째가 해결될 경우 남북 관계 개선을 방안에 있어 위원회 측에서 어떤 방안을 가졌는지 묻고 싶다.　이 속에는 개성공단 재개방, 금강산 관광 재개도 필요하지만 가장 급선무는 북한 주민사회의 정신문화를 새롭게 할 `국민운동`을 전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새마을운동`이다. 통일도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 북한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 그래서 먼저 위원회 측에서 북한에 새마을운동을 전수시키는 `정책원조`를 의제로 포함해야 한다. 이는 남북한 경제적 차이를 해소하는 1차적 방안이다. 이를 제외하고 경제적 투자나 지원만 했을 때 한반도 평화도 한시적일 수 있다. 　현재 김정은 정권 입장을 보면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포기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한 경제·문화 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북측 공무원들이 새마을운동 교육을 받고 이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해야 한다는 권고도 필요하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급성장한 것은 이 새마을운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부언도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