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회담은 마침내 비핵화를 전제로 한 4월의 남북정상화담에 이은 5월의 북미정상회담 성사로 북한 핵과 미사일위기 해소를 위한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되었다. 대화 자리를 마련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성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이 "나는 북한이 핵폐기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할만큼 성급한 결과를 예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회담기간핵과 미사일실험을 하지않을 것과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하지않을 것을 약속한 것은 일단 회담의 진전에 좋은 분위기를 만들 것같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과제들은 회담성과에 대한 섣부른 낙관을 하기에는 너무나 난해하고 복잡하다. 우선 핵시설과 핵개발물질, 미사일관련 시설과 재료들을 찾아 이를 동결시키고 폐기한 뒤 복원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만도 결코 쉽지않은 과제들이다. 북한이 이를 감추고자 한다면 찾아내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고 이를 남겨둔다면 그에 따른 후유증은 어떤 폭발력을 가진 문제를 일으킬지 가늠하기 어렵다. 　설사 이 모든 것을 찾아내어 폐기하고 되돌릴 수 없게하는 절차를 만든다해도 북한이 이같은 절차이행에 따른 단계마다 보상을 요구할 경우 그 규모나 시기,방법 등에서 견해차이가 클 수도 있다. 그같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결국 대화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이 문제는 과거에도 북한은 공식적으로 합의한 내용을 지키지않은 전력이 있어 이번 회담에서도 신뢰에 의문을 갖는 전문가들이 많다. 심지어 중국 전문가중에는 핵포기 보다는 핵감축수준이 될 것이란 견해마저 보이고 있다.　이같은 핵포기 외에도 북한의 체제보장과 북미관계정상화 협상도 결코 만만치않다. 북한은 핵무장의 이유를 자신들의 체제를 지키기 위한 것이란 주장을 펴왔기 때문에 이같은 비핵화절차의 이행과정에서 한국전쟁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와 주한미군문제를 거론할 것이다. 예상되는 쟁점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당사자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문제와 함께 한미집단안보와 한미동맹의 근간이 되는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하는 문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평화협정에서 미국과 유엔만을 당사자로 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포기를 주한미군철수와 연계시켜 북미관계를 정상화한다면 우리의 안보문제는 한미동맹의 해체속에 위기국면에 놓일 수 있다. 이같은 우려는 미국이 자국의 안전을 지키기기 위한 하나의 선택지로 벌써부터 떠도는 얘기 중의 하나다. 　우리로서는 북한이 재래식 무기만 가질 것이 확인된다면 남북관계는 별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난 중국의 경우는 북한과 다른 측면이 있다. 시진핑 일인체제를 확립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정책을 통해 주변국에 청조시대와 유사한 패권적 행태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은 중국의 힘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중국은 북한을 겨냥한 남한지역의 사드배치에 불법부당한 경제조치를 취했고 미국의 MD체제편입을 반대함으로써 한국의 군사주권을 침해하는 횡포를 자행한 바 있다. 일본 역시 우리와 수교국이면서 미일동맹과 동반한 한미동맹의 우호적 입장에 있지만 북한과 중국을 빌미로 한 군비증강과 일제침략의 과거를 반성하지않는 자세는 언제 우리에게 위협이 될지알 수 없는 위험국가인 것이다. 러시아 역시 과거 북한정권과 남침을 지원했던 전력으로 틈만 나면 한반도에 지분을 챙기려하고 있다. 　남북회담과 북미회담,그리고 주변국과의 회담을 통한 동북아 집단안보체제에 의한 한반도의 항국적 안보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설사 비핵화가 실현된다해도 주한미군철수는 어떻게 하든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