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지난 6일은 경칩이었다. 개구리 입이 떨어졌다. 지난 일요일, `용장사` 가는 계곡에서 금년에 처음 개구리 소리를 들었다. 　봄의 첫 손님은 흡사 낭랑한 새소리, 풀벌레 소리들 같았다. 내 정신이 갑자기 투명해졌다. 첫 개구리 소리에. 금년 봄이 더욱더 반가웠다. 지난겨울 혹독했던 추위 때문이리라. 최초의 반가운 방문객, 집 마당에 제일 먼저 `쏘옥 쏙` 얼굴을 내민, 봄의 방문객, 상사초`도 왔다.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은 티비에도 이미 소개되었고, 대통령도 인용한 시가 되어 유명해진 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생각해 보면 어마어마하게 소중하다는 것이다. 　시인의 말처럼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만난다는 것이고, 그 사람의 일생과 마음을 동시에 만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은 때로는 잘 부서지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관계를 따뜻하게도 만드는 소중한 물건이다. 그래서 시인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부서지기 쉬운" 마음, (상처도 잘 받고)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상처를 받기도 하는)마음이 온다고 진술한다. 　사람의 일생에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그 얼마나 많은가? 가족과 친구와 연인 같은 이웃과 그리고 뜻하지 않게 만나는 타인들…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들… 생각하면 밤하늘의 별들처럼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떠오른다. 　그런데 사람들과의 소중한 만남이 모두 아름다웠던 것만은 아닐 터. 불행한 만남, 만나지 않아야 할 안타까운 만남도 섞여 있다. 지난 날 그 소중했던 사람과의 만남들을 나는 과연 어떻게 만났던가? 아쉬움과 반성이 뒤 따르는 오늘이다. 　`지금부터…라도 그렇다 `지금부터`라도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아름다운 인연의 고리로 만들어야 하리라, 후회 없는 고리로 만들어가야 하리라.　이른 봄, 산과 들을 밝히는 복수초 산수유 버들강아지와 목련꽃, 멧새들도 생각하면 아름다운 봄의 `방문객`들이다. 내일은 경주의 산과 들을 풀빛으로 채색하는 봄의 방문객들을 만나러 암곡동으로 가야겠다. 옛 고선사 터, 가뭄으로 얼굴 내민, `신라시대 떼무덤 터`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