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3월이 되면 학교에서는 진학하고 진급하는 시기가 온다. 모든 사람의 공통된 욕심은 희망하는 학교에서 공부하여 좋은 직장을 얻어 출세하고픈 욕망으로 한결같다. 　옛말에 "상놈(천민)이 말 타면 종(從-마부)을 앞세우고 싶어 한다"는 말이 있다. `눈동자를 얻은 맹인이 눈썹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는 말처럼 욕심은 불황도 없고, 커트라인(절제선)도 없는 것 같다. 이제는 출세의 지름길이라는 고시(高試)제도의 유화로 임용의 기회가 거의 고정화되었다. 용문(龍門)은 중국 황하 상류의 산서성과 섬서성의 경계에 있는 협곡의 이름이다. 협곡을 흐르는 물줄기가 너무 세차고 빨라 큰 물고기도 여간해서 상류로 오르기 힘들었다. 　일단 오르기만 하면 그 물고기는 단 번에 용으로 변한다는 전설이 있다. 따라서 `용문에 오른다`는 것은 난관을 돌파하고 약진의 기회를 얻는다는 말이다. 고사에 나오는 등용문은 출세의 관문을 일컫는 말로 높은 곳에 오르거나 고관대작의 추천을 받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믿고 하늘로 가는 `천상의 문`으로 알고 있다. 　생각지도 않은 사람이 출세했다하여 `개천에서 용 낳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평지돌출`이란 4자성어도 있다. 이 말의 뜻은 평지에 산이 우뚝 솟았다 함이니, 미천한 집안에서 돌보아 주는 사람도 없이 출세하여 훌륭하게 됨을 비유한 말이다. 　출세는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유명하게 됨을 말하고, 불교에서는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세상에 나옴을 의미한다. 극작가 세익스피어의 <당신 뜻대로>라는 연극대사에서 "옛날은 의무 때문에 땀을 흘렸고, 보수는 바라지도 않았다. 너는 지금 세상에는 안 어울려. 요즘은 출세를 목표로 땀 흘리는 자가 너무 많아. 자기의 소망만 성취하면 그 다음은 모두 잊어버려"라고 했다. 단호한 피력이다. 　출세하기 위해서는 정신보다도 습관이나 경험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이 점을 너무 늦게 깨닫게 된다. 그것을 양지했을 때는 이미 온갖 과오를 저질러 만회할 기회조차도 없게 된다. 말하자면 성공하는 자가 극히 드문 까닭도 이 때문인 것이다. 　출세하면 맨 먼저 명성이 알려진다. 명성은 세상에 널리 퍼져 평판 높은 이름으로 명함이 달라진다. 이름을 날리기 위해서 인간은 저마다 부단한 노력을 한다. 소크라테스는 "명성은 영웅적 행위의 방향(꽃다운 향기)"이라 했다. 때로는 이름과 과거만 자랑하는 사람을 가리켜 "명문이나 명성은 악(惡)을 나타내는 거룩한 장식"이라 힐난하지만 명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오히려 평판(인기)이 올라가는 것이다.　옛 선비들의 지조는 항상 완벽하다. 재물을 택하기보다 명성을 택하라고 문하생들에게 단단한 가르침을 고집해왔다. 명성에 대한 야망은 현명한 사람에게 있어서도 단념하는 것이 최상이요, 최선의 길이라 했다. 자기는 물론이요, 남의 명예까지도 존중하려거든 선한 사람과 사귀고 나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보다는 혼자 있는 것이 유익하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지키기에 어려운 것은 첫째 명성을 얻는 것이며, 살아있는 동안 명성을 유지하는 것이며, 셋째는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것을 보유하는 것이다. 　호흡이 신체의 활력인 것처럼, 명성은 영원한 마음의 활력이다. 새봄과 더불어 우리의 이상도 새로워진다. 인간의 그림자가 명성이다. 명성이 사람보다 선행(先行)하면 위대해지고, 수행(遂行)하면 위축된다. 명예 있는 죽음은 불명예의 삶보다 낫다. 명예와 거울은 입김만으로도 흐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