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주와 포항에서 역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강진이 발생하여 큰 피해와 함께 우리를 놀라게 했고, 이제 한반도가 절대로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최근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의 움직임이 매우 심상치 않은 가운데, 2월 6일 타이완에서 진도 6.0의 강진이 일어나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되었고, 또 포항에서 작년에 이은 강한 지진이 다시 발생되어 포항은 물론 인근 경주시민들까지 새벽잠을 설쳐야 했다. 　자연재해 중에 가장 무서운 것이, 슈퍼태풍이나 화산, 지진 등이라 볼 수 있는데, 그 가운데 특히 지진이 더 무서운 이유는 예보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불확정성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일으키기 때문이기도 한데, 해마다 수 십개 이상 발생하는 태풍은 어느 정도는 진로를 예측할 수 있고, 또 워낙 자주 일어나는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익숙한 것이기도 하지만, 지진은 그 빈도가 다른 재해에 비해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평소 준비나 경험도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 갑자기 예고 없이 닥쳐와, 불과 수 초 내지 수 분 사이에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리는 그야말로 예측불가의 가공할 자연재해라는 점이다.　그래도 우리보다는 자주 지진을 경험하는 지질학적 위험지구의 일본 같은 국가들은 충분한 경험이 축적되어 있고, 또 대비도 비교적 잘되어 있는 편이지만, 그간 지진 안전지대로 알려져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진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경험이 절대 부족하고, 또 사회 안전망이나 아무런 대비가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예상치 못한 큰 재해를 맞이하게 된다면, 그 혼란은 상상하기조차 끔찍할 뿐이다. 따라서 차제에 비상사태에 대비한 기초상식 몇 가지를 함께 공유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과거의 직업상, 일반인들 보다는 육, 해, 공 여러 가지 비상사태에 대비한 훈련 경험이 좀 있기 때문인데, 우선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고립되었을 때 생존조건부터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흔히 사람들은 각종의 재해 등에 의한 비상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비상식량이라고 생각하기가 쉬울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한 답이 되지 않는다. 사람은 보통 1주일 이상 먹지 않아도, 생존에 큰 지장이 없지만, 극한상황에서 생명연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의 첫 번째가 체온유지이며, 두 번째가 수분공급이고, 세 번째가 칼로리 보충이라는 것이다. 　그 다음이 전기(電氣)라고 하면 사람들은 의아해 할지 모르지만, 어떤 재난상황에서 고립되었을 경우, 통신과 조명의 중요성에 대해 좀 설명이 필요해 진다. 특히 태풍이나 지진처럼 동시에 발생된 대규모 재난의 경우, 최대한 자신의 위치를 빨리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것인데,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개인 통신장비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취약성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반드시 특정 중계소의 전파 중계로 통신이 가능하고, 또 인터넷망을 거치며 통신을 위한 중앙서버에 신호가 도달해야 하는데, 그 중에 단 한 곳이라도 장애가 발생되면 무용지물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과거에 많이 사용하던 무선통신장비 같은 경우, 단말기와 단말기 간 직접 전파로 연결되기 때문에, 배터리만 살아있다면 웬만한 상황에서라도 무선통신이 가능하지만, 요즘 누구나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무선장비로 오해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유선 중계망이나 중앙 교환시설 없이는 전혀 통신이 불가능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무선통신장비로 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재난 시에 그 많은 연계시설 중 어느 하나가 장애를 일으키거나, 통신량만 폭주해도 기능 자체가 마비되어 버림으로, 그것은 가장 평온한 평상시의 통신수단으로는 더 없이 편리한 도구일지 몰라도, 비상시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비상시엔 조급한 마음에 계속 통신을 시도하면서 배터리만 소진시키다가, 정작 기반 통신시설이 복구된 후에는 통신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 쉬움으로, 여분의 배터리가 없다면, 최후까지 배터리를 절약하며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며, 만일 이때 다른 예비전력이 있다면 매우 여유 있게 교신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수 있음으로, 예비전력이 없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자신의 생존 확률을 한층 높일 수 있음은 당연하다. 유비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