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만 허용되는 옷은 몸을 싸서 가리기 위하여 피륙 따위로 만들어 입는 물건으로 의복 또는 피복이라 한다. 옷차림이 얼굴과 풍속을 변화시키고, 옷이 사람을 만든다는 속담처럼 옷이나 몸가짐이 우리의 과거 경력을 나타낸다. 　옷은 사람의 아름다움을 감추는 일은 많아도 아름답지 못한 것을 가리지는 못한다. 옛 선비들의 복장은 언제나 간결하고 단정하다. 오히려 값비싼 옷이 마음의 가난함을 말한다. 오늘날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까닭에 우리 가정에서 가장 흔한 물건이 옷과 신발이라 한다. 극작가 톨스토이는 그의 덕담에서 "육체에만 맞는 것을 입는 것보다 차라리 양심에 꼭 맞는 옷을 입는 것이 더 좋다"고 한 것은 옷은 역시 날개요, 예복이다. 　그리고 옷은 새것일 때부터, 명예는 젊을 때부터 소중히 하라고 한 것도 옷은 바로 사람과의 연관이 있음을 말해준다. 의복으로 사람의 신분과 가치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가정생활 필요한 3요소가 의·식·주이다. 옷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옷이 사람을 만든다는 것이다. 　포식을 하는 것보다 좋은 옷을 걸치는 편이 낫다. 깨끗하고 단정한 옷차림은 남에게 자기를 알리는 소개장 노릇을 한다. 식사는 자기 기호에 맞게, 옷차림은 사람들의 취미에 맞아야 하는 것처럼 의복이 초라하면 신용도 줄어든다는 말이 있다. 요즘 연예가나 젊은이들 사이에 유별난 옷이 많아 혼란스러울 때가 생긴다. 권위주의적 의상은 쓸데없는 장식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번쩍거리는 단추, 레이스, 꽃수술, 금이나 은박 등이 의상 패션의 주축이 되었다. 장중하고 신비하고 장식적인 효과를 옷의 생명으로 여기고 있다. 그리고 기능주의 시대로 접어들자 활동 위주의 옷이 되어, 작업복이나 블루진처럼 옷에 관심을 두지 않는 방법으로 패션이 바뀌어 간다. `옷`이란 글자의 모양이 사람이 팔다리를 뻗고 있는 형상이다. 　아마도 활동을 의미하는 모양새인 것 같다. 동서를 가릴 것 없이 옷은 인간이 반드시 필요한 하나의 형식이다. 마음은 비록 추악해도 옷만 단정히 입으면 천사의 얼굴로 성상(聖像) 앞에 나갈 수 있고, 순결한 마음을 가졌어도 의복이 난잡하면 천녀로 생각되어 무식한 사람이 되어 버린다. 　계절에 맞게 정장하고 깨끗하게 입으면 신사가 따로 없다. 한국 여성의 의상에는 선(線)과 미(美)와 아울러 균형의 미가 있는데 또한 특색이 있다고 한다. 저고리가 짧으면 치마는 길게, 노랑저고리면 남치마에, 모두가 제격이요, 어울린 균형의 미가 있다. 　우리 속담에 "못 입어 잘난 놈 없고 잘 입어 못난 놈 없다"는 아무리 잘났더라도 가난하여 못 입고 못 먹으면 천대와 멸시를 못 면한다는 뜻이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아내인 크산티페가 어느 축제날에 화려한 행렬을 구경하고 싶어서 남편에게 옷 투정을 하니까, 그는 묵묵히 시치미를 딱 떼면서 "당신은 구경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러 가고 싶은 심사네" 했다. 사람은 차림새에 따라 대우를 받고, 말씨와 태도에 따라 외면당한다는 말이 있다. 누구든지 좋은 옷을 입었을 때는 좋은 정신과 좋은 기분을 만끽한다. 어디에 가서 누구에게 이 자랑을 알릴까 고민하는 나이가 지났다 하더라도 인간의 본심은 항상 남을 주시하고 상대를 생각에 둔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들의 최후의 옷에는 호주머니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