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허리우드에서 시작된 성범죄피해자 양심고백 캠패인인 미투(#Me too)바람이 우리나라에서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2016년에 우리나라에서도 문학과 미술 등 예술계에서 이같은 미투바람이 일어났으나 각계에 파급되지 못했고 국제적으로도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세계적 물결 속에 그 파고가 심상치 않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잇따른 피해고백자가 우리나라 최고의 권력기관인 검찰의 여검사들로부터 시작되었고 가해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는 당시 검찰 고위인사라는 점에서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성추행 가해혐의자가 당시의 법무장관을 가해현장에서 수행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피해신고에서도 현직 법무장관이 사건처리에 대한 잘못으로 사과했고 이 문제 조사단장 조차 성범죄신고를 묵살한 전력이 있는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 과거 음담패설로 물의를 일으켰던 판사가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임명돼 사법부마저 성추행과 관련한 말썽에 휩싸이게 되었다. 　검찰의 경우 이 사건의 객관적 조사와 공정처리를 다짐하고 있으나 오히려 지금까지 피해자에게 2차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법과 정의를 실현해야 할 검찰과 사법부가 이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다른 사회분야에서 여성의 성과 관련된 인권수준이 어떨지를 짐작케하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이같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2015년 발표된 미국국무부의 세계여성인권등급지수에 의하면 한국은 노르웨이,독일,미국 등과 함께 1등급청정국가로 판정되었다. 1등급국가는 여성폭력,성폭력 등의 척결을 위해 정부가 최고의 기준을 완전히 준수하는 국가로 명시하고 있다. 이웃 나라 중에서 일본은 자국은 물론 타국의 여성에 대해서도 전혀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는 2등급국가로 분류되었고, 중국은 2듭급미만의 경고지역으로 적시되어 있다.　이같은 여성인권등급만 보면 미국에서 미투바람이 일고 우리나라에서여검사가 7년이나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피해사실을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일이 일어난 현상자체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같은 사실로 보아 인권은 단순히 지수와 등급으로 청정여부를 결정할 일은 아닌 것같다. 그 보다는 오히려 그 사회가 여자든, 어린애든, 가난한 자든, 장애자든 누구를 막론하고 차별과 억압을 받지않고 살 수 있는 문화를 가졌는가가 중요시되는 것같다. 물론 미국국무부의 기준에서 2등급이나 등급이하의 판정을 받은 나라가 1등급국가들 보다 여성인권이 우월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단순히 법집행에서 드러난 현상만으로는 1등급국가라 해서 여성들의 인권이 충분히 존중되고 있다고 간주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미국과 한국에서 보여주는 미투바람인 것같다. 　우리의 문화에는 건국이후 인권과 민주주의 교육, 양성평등사회 구현을 위한 사회 각계의 노력 등이 있었으나 남존여비(男尊女卑)의 낡은 관념이 잔존하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국도 실현하지못했던 여성대통령을 탄생시킨 국가이고 교직,법조계 등 최고수준의 전문직에서 이미 여성의 진출이 남성들을 앞서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권은 남권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고 겉과 속의 관계란 시민일반의 인식이다. 어머니와 부인, 딸의 인권이 없는 남성의 인권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의 여성가족이 폭력과 추행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생각을 가진다면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