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보는 원전사업은 부정적이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탈원전`을 공약으로 걸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오르기 전까지 그리고 야당 정치인 때도 탈원전을 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었다. 　이 소신의 바탕에는 국민의 안녕을 위한 충정(衷情)도 있었을 것이다. 이 부분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봤을 때 `대선`이란 빅게임의 승리, 권력 쟁취를 위한 하나의 전략적 수단으로도 선택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문 대통령이 현재 위치에 오른 것도 탈원전 세력의 지지도 한 몫을 했다. 그렇지만 에너지 관련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볼 때 탈원전 정책 고수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수정할 필요가 있다. 　환경문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전은 환경보다 안전(安全)과 직결된다. 원전 보유국들은 이 `안전성` 문제를 확보하기위해 연구자들이 밤낮을 지새우고 있다. 원전사고는 소련 체르노빌, 미국 드리마일 이후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원전산업의 중요한 변환점이 된 것은 두 건의 사고가 이 산업 발전의 교훈적 사례이기도 했다. 　원전은 국가별 경제발전과 전력에너지 기반에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 경제 10대권 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원전을 도입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국력을 더욱 신장하기 위해서 이 산업의 기조를 변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원전이 괄목하게 성장했다는 것은 수출(輸出)에서 확인된다. UAE를 비롯해 동유럽 국가에 Made in Korea 원전이 건립되고 있다는 것은 기술력에 있어 최고 수준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더욱이 원전시장이 세계적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동북아시아 소국 대한민국이 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현재 세계적인 추세도 탈원전에서 유(有)원전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방향이 바뀐 것은 원전가동에 따른 가장 우려되던 `안전`에 대한 대책이 해소됐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례로 미국이 대표적이다. 미국 역시 오늘의 최강국이 된 것은 원전산업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 속에는 무기산업도 포함된다. 그러나 미국의 패착은 원전산업 포기였다. 전 세계 원전산업을 주도했던 미국도 탈원전으로 수백만 명의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미국 경제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미국이 원전산업을 `재개`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가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미국은 물론 우리보다 먼저 시도한 일부 선진국들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 원전산업은 그 틈을 노려 세계 원전시장에서 새로운 강자(强者)로 부상했다. 이를 `영국`이 인정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현 정부는 탈원전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문 정부 입장에서는 탈원전 공약 `철회`가 지지자들에 대한 배신일 수 있다. 그리고 또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그들에게 이해를 구하면 이 문제도 풀릴 수 있다고 본다.　2007년11월9일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장(이하 방폐장) 착공식 현장. 이날은 국내 원자력발전소 가동 이래 최초로 방폐장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뜨는 역사적인 날이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정권(政權)을 걸면서 이 국책사업을 해결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반핵단체, 민노총 등의 거센 반발 속에도 이 사업을 추진한 것은 그날 축사에서 알 수 있다.　"지난 30년간 원전을 짓지 않았던 미국을 비롯해서 러시아, 중국 등 많은 나라들이 원전 확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중략) 세계 6위의 원자력 발전 국가인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원전은 세계 400여 개의 원자력발전소 중에서 최상위권의 이용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도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에 있어서 세계적인 수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을 시작하려는 나라에게 저는 항상 이 점을 강조해서 자랑합니다. 한국 원전은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　국방만이 안보(安保)의 대상이 아니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에너지 안보`도 이에 못지않다. 군사정부에 이어 민간 정부들이 해결치 못한 국가적 난제를 노무현 대통령이 정권을 걸고 방폐장 조성사업을 해결하고자 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이나 정치권은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신`을 승계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노 전 대통령이 강조한 `우리 원전의 최고 수준`을 현 정부에서도 이어져 한다. 원전과 관련해, 11년 전 노 전 대통령은 "우리의 기술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계속 최고로 갑시다"라는 휘호도 썼다. 이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은 비서실장으로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