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노끈에 매달린 돌멩이처럼, 지구 중력에 매달려 지구 주위를 대략 한 달에 한 바퀴씩 돌고 있는 우주 천체이다. 달은 우리가 사는 지구처럼 공기나 물이 없고, 생명이라곤 아예 없는 그냥 차가운 우주공간의 암석 덩어리에 불과할 뿐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달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은, 오만가지 상상에다 자기감정을 이입시켜 달을 노래하여 왔다.　`이화(梨花)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냥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불현듯 일어나는 춘심(春心)을 이기지 못해 잠 못 들고 있는 사람에게, 하얀 배나무 꽃잎을 적시고 있는 교교한 달빛은 처연하기만 하다. 그러나 두 연인이 달빛아래 같은 장소의 배나무 동산에 앉아 밀어를 속삭이고 있었다면, 그 아름다운 달빛이 그들을 더욱 행복하게 하였으리라.　그러니까 달은 하늘에 떠 있는 큰 돌덩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에, 당연히 거기엔 아름다움이나 추한 것이 있을 리 없고, 슬픔이나 기쁨 같은 것도 있을 곳이 없다. 다만, 그 달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심경에 따라, 아름다움과 기쁨으로 충만한 달일 수도 있고, 애끓는 그리움과 슬픔을 자아내는 처연한 달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달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의 위치에 따라 달은 초승달로 보이기도 하고 보름달로 보이기도 하는데, 달은 본래 둥근 구체이기 때문에, 조각달은 없는 것이며, 다만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달이 지구의 그늘에 가려 그렇게 보인다.　절대 진리는 본래 그대로 있는 것이며, 누가 어떻게 우겨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같은 대한민국의 영토 내에 살고 있으면서도, 타 지역 사람들과 우리 지역 사람들이 보는 정부는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같은 지역 내에 살고 있으면서도, 지역의 지도자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가 바로 사람들은 어떤 대상에 대해 그 사람 본래의 모습을 보려하지 않고, 자신과의 이해관계나 혹은 자신의 주관과 감정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데서 비롯된 괴리일 것이다.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아들 녀석도 때로는 바락바락 아버지에게 대들 때가 있다. `아버지의 논리가 다 옳으시다는 전제하에 말씀하지 마십시요. 저도 제 나름대로의 판단이 있고요. 아부지의 주관과 저의 주관이 얼마든지 다를 수 있잖아요?` 틀린 말이 아니다. 저기 하늘에 떠 있는 달은 분명히 둘이 아닌 하나일 뿐인데, 문제는 바로 달을 쳐다보는 사람의 주관의 차이가 두 개의 달을 만드는 게 아닌가? 　주관을 버리고 객관으로 보면, 하늘에 떠 있는 달은 하나의 달이요, 그 달은 슬픔을 자아내는 달도 아니요,기쁨을 자아내는 달도 아닌 그냥 달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될 탠데 말이다.　본 사람은 보았다 하고 들은 사람은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것이 진실에 가까울까? 그래서 내가 그 방자한 아들놈에게 대답했다. 너의 그 주관은 어디서 온 것이냐? `내가 어릴 때 생각하는 바가 어린아이와 같더니, 장성하여 어른이 되니 비로소 내 생각하는 바가 어른과 같도다` (고전 13장 11절)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장성하면서 공부하여 터득하고 경험한 만큼 알게 된다. 다만, 들은 것은 체득한 지식과 달리 밖에서 들어온 정보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가지는 주관 형성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불가(佛家)의 어떤 조사스님은 또 이렇게 말했다. `저 대문 밖에서 들어온 놈은 단 한 놈도 믿지 마라!` 즉, 스스로 깨우친 지식이 아니거든 그것을 지식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인데, 보통, 사람들은 거짓말도 반복해서 들으면, 믿음을 가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를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고, 자국민들에게도 끔찍한 불행을 안겨 주었던 `히틀러`의 심복 `괴벨스`가 한 유명한 말이 있다 ` 거짓말을 열 번만 반복하라. 그러면 국민들이 믿을 것이다`　우리가 반복해서 들어 온 것, 그리고 우리가 가진 이 주관이 정말 옳은 것인가? 나부터라도 지금 내가 가진 주관에 확신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단지 나의 주관을 버리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할 따름인데, 그것은 들은 것 보다는 본 것에 충실하려는 행동으로 귀결된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