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있어서 구성원들에 대한 인사는 상시 이루어지는 기간(基幹) 업무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모든 일 중 사람 관리(인사)가 근본이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 "인생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했다. 그러므로 전자를 후자에 대입하면 `인사(^만사)는 새옹지마`가 되는 것이다. 　개별적 인사가 당사자에게는 순간적으로 만족스러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모두를 기분 좋게 하기는 어렵고 약간은 아쉬울 수도 있다. 또 마치 약이 약이면서 독이 되고 독이 독이면서 동시에 약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기쁜 요소와 슬픈 요소가 혼재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소위 `엉킨 축복`(mixed blessing)이다. 　또 어떤 인사는 발령 당시에 불만이었으나 그것이 나중에는 오히려 이득이 되어 결국 관운(官運)으로까지 평가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이른바 `위장된 축복`(blessing in disguise)이며, 전형적인 `새옹지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선배들이 `인사 결과에 대해 일희일비(一喜一悲) 할 것은 아니다` 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 막상 어떤 인사발령을 받게 되면 그에 대해 이처럼 다소라도 초연해지기가 그리 쉽지는 아니하다. 어떻든 인사는 만사요 새옹지마임에는 틀림없다. 　사례로, 과거에 정부 인사에서 A청의 간부 승진 인사서류가 대통령에게 최종 결재 받으러 가던 도중에 청와대 복도에서 정정지시가 떨어져 당해 승진에서 탈락한 사람이 있었다. 당시 그 당사자는 망연자실했으나 후일에 B청으로 가서 지방청장을 여러 차례 역임했다. 만약 승진하여 원래 소속의 간부로 있었으면 계급정년으로 일찌감치 퇴직했을 것을 그 때 탈락하는 바람에 이보다 훨씬 오랫동안 간부 공직자로 재직했던 것이다. 한 때의 실망스러운 인사가 후일에 복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또, 예전에 행정 주사(6급) K씨는 H부에 재직하던 시절 승진 적체가 심해 언제 사무관(5급)에 승진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데다 직급에 비해 나이도 많았다. 한편 당시 이웃 부처 G부는 승진이 빨랐다. 그래서 그는 빨리 승진할 생각으로 G부로 전출가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G부는 주사 고참인 그의 전입을 꺼려했다. 그래도 그는 떼를 써서 결국은 G부에 전출을 갔다. 이에 주변 동료들도 영전이라고 축하했다.　그 후 한 두 해 지나 정국이 바뀌었다. 그에 따라 정부 조직도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제는 G부가 다른 부처와 통폐합 되어 인사 적체가 심해졌다. 그는 결국 사무관으로만 한 번 승진한 뒤 정년퇴직을 했다. 원소속인 H부에 있었더라면 두 번 승진하여 서기관(4급)은 됐을 것이고 사정에 따라 부이사관 승진도 바라볼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한 때의 안달로 인한 영전이 후일에 좌절이 된 것이다.　또, 예부터 `소년등과 일불행`(少年登科 一不幸)라고 했듯이 너무 일찍 출세를 하면 불행이 될 수 있다. 중앙정부 `~청`의 경우 고시 출신 젊은 직원들은 빨리 승진하기를 원치 않았다. 특히 1급(오늘날 고위공무원 `가`급)이 되면 그 보임되는 자리가 차장 직위 한 개뿐이다. 청장은 정치적으로 임명되는 정무직이므로 직업공무원으로서의 최고 직위는 사실상 차장이며 청장으로 승진되지 못하면 차장으로 1년 정도 재임하다가 퇴직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래서 어떤 청의 젊은 국장급들은 가급적 오래 재직하기 위해 1급으로 승진하기를 피해 다녔다. 직업공무원의 꽃인 1급으로의 승진, 이것이 이런 조직 상황에서는 오히려 재앙(?)으로 취급되어 왔다. 이처럼 같은 인사행위가 그 발령되는 조직에 따라서도 그 의미는 사뭇 다른 것이다.　분명 인생에 만사는 새옹지마이다. 그렇다고 가만히만 있으면 곤란하다. 우직하게 일에만 몰두하고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인사와 관련해서도 항상 본인 희망이나 의사표시는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나 노력하되 무리하지는 말며 합리적인 추구는 하되 과욕을 부리지 말자는 것이다. 그리고 결과에 지나치게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슬플 때 기쁨이 잠복해 있음을 알고 기쁠 때 슬픔이 깃들어 있음을 지각하면 되는 것이다. 인사는 오늘의 영전이 내일의 추락이 될 수가 있고 오늘의 좌천이 내일의 관운으로 작용 할 수 있는 법이다. 인사만사 새옹지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