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1불로 거래되던 상품이 현재 1만 2천불에 거래되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겠습니까? 부동산, 주식, 채권, 은행 등을 뒤로 하고 그 상품에 투자를 하시겠습니까? 　그 금융상품이 비트코인(Bitcoin)이다. 비트코인은 가상통화나 암호화폐로 불리는 전자화폐의 한 종류이다. 비트코인 거래소를 폐쇄할 것인가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초관심사이다.　비트코인의 1차 거품은 2011년 1불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이 31불로 치솟으면서 발생했고, 다시 1불로 하락되었고 요동을 치는 과정도 있었지만, 그 이후 상승세를 타고 왔다. 2011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1845년 미국에서 창간된 월간지)에서는 세상을 바꿀 10대 아이디어 중의 하나로 비트코인을 들었다. 　필자는 1998년 펴낸 전자상거래 저서에서 몬덱스와 이캐시라는 암호방식을 이용한 전자화폐를 소개했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타이밍이라 한다. 이들 전자화폐는 시대를 잘못 만나 사라졌기에 페이팔과 게임머니 아데나 등의 다양한 전자화페를 소개해 왔다. 　학부 강의에서 비트코인을 강의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서 10대 아이디어로 선정되었기에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이었다.　금융상품의 하나가 된 비트코인에 투자할 것인가에 대해 결정하기에 앞서 다음 사항을 알고 보면, 결정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비트코인도 법정화폐와 같이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 투자의 대상이 되는 금융상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국가의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법정화폐(한국에서는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원화)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화폐는 교환수단, 가치저장, 계산단위로서의 기능을 한다. 비트코인은 거스름돈이 필요 없이 화폐의 모든 기능을 하고 있다. 　전자화폐는 디지털 자료이기 때문에 쉽게 복사하고 이중으로 사용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먼저 보안성과 안전성이 우수한가를 알아야 한다. 　비트코인은 암호방식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이용하고 있어 어떤 전자화폐보다도 안전하고 보안이 우수하다. 분산형 관리 방식을 이용하고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트코인 체계를 깨뜨리기 어렵도록 설계되어 있다. 　10분 동안의 거래 내역을 담은 자료(이를 블록이라 함)를 가장 먼저(이전보다 더 어렵게) 암호화하는 사람(모든 것은 최고 성능을 가진 컴퓨터가 자동으로 처리한다)에게 25 비트코인을 발행한다. 　이들 블록은 체인같이 계속 연결되어 비트코인 거래에 참여하는 각자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관리되기 때문에 은행에서와 같은 집중관리가 아니다. 은행에서 돈은 찍어내는 것과는 달리, 여기서는 현재까지의 어떤 컴퓨터 능력으로도 풀 수 없는 가장 어려운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한 사람(컴퓨터)에 대한 보상으로 비트코인이 주어진다. 　이러한 동기부여가 있기에 세상 사람들은 최고 성능의 컴퓨터들을 병렬로 연결하여 가장 어려운 문제를 풀고자 최선을 다한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트코인을 해킹하기란 어려워진다. 　두 번째는 마치 현금과 같이 개인 간 이전(P2P)이 가능한 전자화폐이고 카드와 같이 잔돈이 필요 없어 편리한 전자화폐이기에 비트코인을 받아주는 상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화폐의 범용성과 관련돼 있다.　셋째는 금이나 다이아몬드와 같은 희소성이 있다. 미국에서도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를 마구 찍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2145년까지 2,100만개만 발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왜 비트코인의 가격(시세)이 상승하고 변동하는가? 시장경제에서 모든 상품이 그러하듯이 결국은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기인한다. 비트코인도 하나의 금융상품으로서 주식과 같이 거래소에서 거래되어 그 시세가 변동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당신은 원화, 달러, 유로화, 위안화, 엔화 중에서 어떤 것을 선호하는가요? 누구나 투자의 가치가 있는 화폐를 선호할 것이다. 투자의 가치는 결국 세상 사람들이 어느 화폐를 더 신뢰하는가에 달려있다. 미국 달러나 유로화보다 더 비트코인을 신뢰한다면, 달러대비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언제가 사람들이 미국의 법정화폐인 달러보다 비트코인(은행과 같은 발행기관도 없다)을 더 신뢰하고 세상의 모든 거래에서 이를 이용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화폐로서의 고유 기능보다는 금융상품으로서의 투자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이 되어 버렸다. 부동산이 그러했고 주식이 그러했듯이 과하면 거품의 시기가 온다. 거품 뒤에는 너무나 큰 상처를 주는 사회적 문제가 뒤따라오기에 정부는 투기로서의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비트코인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여전히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규제가 그 부정적인 면을 해결하고 시장경제 원리가 잘 작동되도록 할 것인가에 있다. 그것을 우리는 지혜로운 정책이라 한다.　언제가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비트코인도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오늘날의 비트 기반 폰 노이만형 컴퓨터의 성능은 양자컴퓨터의 그것에 비교될 수 없다. 수송수단에 비교하면 이는 마치 마차와 비행기에 대비되기 때문이다. 그때는 오늘날의 어떤 암호방식으로도 보안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