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는 우리 언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생활 저변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고사성어의 유래를 살펴보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많고 재미있는 것들이 자주 등장한다. 고사(古事)란 옛일로 특정한 일화를 가지고 있는 말이고, 성어(成語)는 고인이나 현대인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논어의 `선진편`에 문인들을 비롯하여 여러 인물들에 대한 비평이 많은데 어느 날 공자님의 제자인 자공이 스승에게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선생님, 자장과 자하 중 어느 쪽이 똑똑합니까?" 공자님은 두 제자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자장은 재주가 너무 지나치고, 자하는 옹졸하여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자장이 낫다는 말씀이군요?"라고. 공자님이 다시 대답했다. "그렇지 않다. 지나침은 모자람과 마찬가지니라. 과유불급(過猶不及), 너무 지나쳐도 좋지 않고, 너무 모자라도 좋은 것은 아니니 중간이 가장 적당하다는 의미를 지닌 말이다. 이 대목에서 공자님은 중용의 도(道)를 말했던 것이다. 중용은 치우침이나 과부족이 없이 떳떳하며 알맞은 상태나 정도를 도덕적 규범으로 삼는 사상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지나친 일`들이 매우 많다. 과욕을 비롯해서 과민, 과로, 과속, 과식, 과음 등 사건·사고의 원인의 소지다. 　욕심은 인간의 능력으로 배제하기 힘든 의식이요, 감정이다. 성서에도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성장하여 사망을 낳는다"고 했고, 팔만대장경에도 "욕심은 만족을 모르는 불가사리이며 고통을 부르는 나팔이며, 욕심은 욕심을 낳는다"고 했다. 이솝의 우화에 그림자를 쫓다가 자기의 머리를 떨어뜨린 개는 그림자도 고기도 잃어버린다. 　중국의 유학자 증자는 "군자는 생각하는 것이 자기의 분수(分數)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분수는 사물을 분별하는 슬기요, 제 신분에 알맞은 한도이며, 사람으로서 일정하게 이룰 수 있는 한계다. 사람의 인품은 지나치지 않고 알맞게 행동해서 후회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욕망에 매달리는 것은 치수가 맞지 않는 남의 의복을 빌려 입는 것과 같다. 분수에 맞지 않으면 꼴불견이다. 지나침과 모자람은 악(惡)의 특색이고, 중용은 덕행의 특색이다. 너무 많든, 너무 적든 도(度)를 넘으면 파탄에 이른다. 그래서 대다수의 성인들의 말씀에 공통점을 찾는다. 　중용의 도가 최선이며, 모두가 과격한 것은 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덕망이란 우리들에게 중용을 성립시키는 행위를 선택하는 일"이라 했다. 자유의지든, 숙명이든 상관할 것 없이 신과 악마, 아름다움과 추함, 용감성과 비겁성, 이성과 신앙- 그 밖에 모든 저울대의 양단에 서는 태도가 건전하며, 이런 태도가 중용인 것이다. 중용이란 영어로 GoodSense다. `좋은 판단`이란 뜻이다. 그렇다고 중용을 가리켜 뜨거운 것도 아니며, 차가운 것도 못되는 미지근함. 사랑이란 것도 미워하는 것도 아닌 무관심, 그것은 결코 중용이 아니고 그것은 분명 중간이다. 　뜨거울 때, 차가울 때가 구별되며 사랑할 때와 미워할 때가 확실하게 결정짓는 절도(節度)에 중용의 본질이 존재하는 것이다. 상당한 지식인들을 위한 격언들이 많다. `가장 안전하게 가려면 한가운데 길을 택하라(영국)`　순경에서 조심하고, 역경에서 참는다. 훨훨 타오르는 큰 불길보다 몸을 녹이는 훈훈한 모닥불이 더 좋다. 판단은 지성의 몫이다. 선택의 순간은 합의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것이 중용의 근본이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