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세상에 있을까요? 서로 미워하고 다투는 세상에서 유행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무슨 연유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노래했는지 궁금해집니다. 　지난 성탄절, 지상파 방송을 통해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 할머니 두 분이었습니다. 소록도 100주년을 맞아 기획했던 다큐멘터리 `마리안느와 마가렛` 이야기였습니다. 43년간 한센병 환자와 함께하며, 사랑을 나누었던 아름다운 천사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의 끝부분에서 환하게 피는 꽃을 보았습니다. 자신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마저 겸손하게 거절하는 잔잔한 미소와 눈빛이 꽃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피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름답게 흘러가는 강물 같은 노래였으며 두 분의 조국 `오스트리아`가 평소보다 더 아름다운 나라로 다가오게 하였습니다.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으음― 음――//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정지원 시·안치환 작곡·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노래의 노랫말은 정지원 시인의 시에서 출발했습니다. 숨겨져 있는 이 시의 첫 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 한 번일지라도/ 목숨과 바꿀 사랑을 배운 사람은/ 노래가 내밀던 손수건 한 장의/ 온기를 잊지 못하리" "노래가 내밀던 손수건 한 장의 온기를 잊지 못하"는 `사람`은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목숨과 바꿀 사랑을 배운 사람이며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입니다. 　이 노래는 목숨보다 귀한 사랑을 강물의`흐름`에 비유합니다. 숲과 산을 이루는 사랑을 위하여 모든 외로움을 견뎌낸 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노래합니다. 노래의 마지막 부분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노래합니다. "누가 뭐래도" 사랑을 참고 견딘 우리 모두가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는 희망을 노래합니다. 　20대 후반 한국에 도착해 43년간 소록도에서 한센병 간호사로 지낸 두 사람,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의 노래가 아름다운 강물로 다시 흐르고 있습니다.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이 노래의 화자도 우리네 지금의 삶처럼 어려움을 겪습니다."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는 것입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도 아프고 외로운 날이 있었을 것입니다. 사슴을 닮은 소록도, 그 외로움에 못 견디던 청춘과 사랑이 "그 슬픔에 굴하지"는 않았지만 꽃나무를 키우고 그 나무가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울리는 큰 산이 되는 순간까지 얼마나 오래 더 많이 참고 견디어 온 `사랑`인지 노래하고 있습니다.　오래 기다린 사랑이 더 아름답습니다. 사랑도 43년은 해야 짐작이 갈 것입니다. 봉사도 43년 정도는 해야 더 깊고 멀리 가는 메아리를 울릴 수 있을 것입니다.마리안느와 마가렛 이야기와 이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모든 종교 단체와 학교에서 사람을 살리는 노래로 많이 불리어지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오늘 아침,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 약력　·대구교육대학교 동 대학원　·동양대학교 경영대학원(경영학 박사)　·가산초등학교 교사　·영양, 상주, 도교육청 장학사, 연구사　 상희학교 교장　·경상북도교육청 정책과 장학관　·시집 `사랑박물관`(월간문학 출판부)　·시집 `엄마 붓다` 산문집 `떠난 세월 남은 노　 래`　·2016 경북 작가상(경북문협), 경북펜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