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사에 길이 기억될 만한 촛불시민혁명, 그리고 새로운 민주 정부의 탄생 등 격동의 정유년을 보내고, 이제 새로운 무술년의 동이 트고 있다. 그런데 올 해에는 또 어찌 보면, 국민들의 힘에 의해 새롭게 세워진 문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중간 신임을 묻는 과정이 될 수도 있는 지방선거가 가로놓여 있어 여전히 그리 조용한 한 해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유진영의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국민들이 정부를 향하여 빨갱이라 하는 법은 없다. 빨갱이란 반정부 공산주의자를 일컫는 속어이기도 하지만, 영어로 `아나키스트(anarchist)`로 의역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한데, 즉 정부가 반정부 혹은 무정부주의자들을 향해 쓰는 용어라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국민들이 궐기하여 수립한 민주정부를 향하여 빨갱이 정부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진짜 반정부 빨갱이 들이 아니면 무엇인가?　오랜 기간 특권을 누려온 기득 세력들은, 그들 자신이 곧 국가였으며 그들에게 저항하는 국민은 모두 빨갱이라는 논리가 아니었던가? 대한민국을 포함한 모든 민주 국가의 헌법은, 국민들에게 집회와 결사의 자유, 그리고 종교와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 자체가 `주권재민(主權在民)`이라는 법리에서 출발한 정치이념이기 때문에,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하거나 억압하는 정부는 이미 민주주의 정부가 아니다. 즉, 공산독재는 있어도, 민주독재라는 말은 용어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형용모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재 정권의 국민들은 빨갱이가 될래야 될 수 없고, 독재 정권에서 빨갱이라 함은 곧 반(反)독재 민주국민이라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그간 얼마나 많은 민주 시민, 민주 국민들이 억울하게 빨갱이로 몰렸는가를 생각하면, 이제야 말로 진짜 빨갱이들의 정체가 사실로 들어난 것이 아닌가? 그러나 민주 정권은 민주 정부이기 때문에,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하나만으로 국민들을 빨갱이라 칭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까지 특권을 누려온 그들이 권토중래를 위해, 반정부 운동을 한다고 한들,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의 결사 집회는 용인될 수밖에 없는 것이 과거 독재 정귄과의 차이라는 것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가짜 뉴스를 생산하거나 불법적인 내란을 획책한다면 엄중히 그 책임을 물어 국가와 국민을 보위함이 마땅하다.　그리고 지난 죄과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치적 타협도 있을 수 없으며, 특히 개인의 영달을 위해 타인의 삶을 무참히 짓밟은 인륜범죄자 들에게는 시효가 있을 수 없다. 지난 과오를 전혀 뉘우침이 없이, 그들이 세뇌시켜 놓은 군중들의 뒤로 몸을 숨기거나 그 알량한 남은 한 줌의 권한을 앞세우며 정치적 타협을 모색하고 흥정하려 드는 자들은 반드시 다음 총선에서 국민들이 마저 심판하게 되리라 나는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난 수십년간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선량한 국민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한 빨갱이들에 의한 빨갱이 사냥은 이제 끝내야 할 때가 되었다. 그 저속하기 짝이 없는 용어는 이제 우리 국어사전에서도, 우리 머리속에서도 깨끗이 지워져야 할 것이며, 오직 새로운 보수와 진보가 양 바퀴로 굴러가는 대한민국, 그리고 기득권과 비기득권의 구분이 사라진 공정한 사회를 건설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정부의 지상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잃을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잃을 것이 많은 것을 잃는 것은 빼앗기는 것이 아니며, 빼앗아 온 것을 되돌려 줄 뿐이라는 것을 알도록 하자. 특권이 있었다면, 그 특권을 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니, 이제 모두가 자기 것이 아닌 것은 내려놓아야 전부를 잃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무거운 짐 내려놓고 모두가 함께 갑시다. 무술년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