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지구촌, 어느 해(年)인들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있었을까만, 금년은 우리나라의 역사가 다시 씌어 진 격동의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 파면을 포함하여, 한국전쟁 휴전이후 가장 고조된 한반도 전쟁설 등, 우연해 보이는 일은 있어도 우연한 일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사실 미래에 대한 예언은 초자연적인 예지능력 같이 보일지는 몰라도, 엄격히 분석해보면 초자연 현상이란 있을 수도 없고, 다만 이 자연계에 원래 존재하는 자연현상 내지 `인과의 법칙`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과(因果)의 법칙(法則)`은 이미 2500년 전 인도사람 불타 `석가모니`가 설파한 진리이며, 또 나사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인 사도 `바울` 역시 `갈라디아서 제6장`을 통하여 `뿌린 대로 거두리라` 라는 표현으로 같은 의미의 말을 하였다.　현대에 와서는 인과의 법칙을 통계학적으로 증명한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라는 것이 있다. 즉, 모든 대형사고는 우연하지 않으며, 이미 그 이전에 29번의 유사한 사고가 발생되고, 또 경미한 사고 조짐이 무려 300회나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보통 사람들은 사소한 사고에는 관심이 적고, 더욱 경미한 조짐들은 아예 무시해버리려는 속성이 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하고, 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싶은 심리가, 큰 불행을 방치하게 만든다는 얘기다.　바로 그런 인간 심리의 저변에서 나온 좋은 말이 `항상 긍적적으로 생각하자`는 게 아닌가? 그런데 여기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긍정은 모든 일이 잘 되도록 생각하자는 것이지, 잘 못 되고 있는 일조차 좋게만 생각하자는 의미는 아니라는 얘기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미리 부정적인 생각부터 하게 되면, 그 행동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면, 더러는 불가능해 보이던 일도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긍정이 기적을 만든다는 말도 아주 틀리지는 않다. 그러나 `긍정의 기적`은 철저한 부정에 기반 한 긍정이 만드는 결과일 뿐, 의심 없는 긍정은 원하지 않는 부정한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결코 사소함을 지나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작년 초부터 이미 우리나라 보수 정치의 몰락을 예견한 사람들이 있었고, 또 결코 사소할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은 물론, 무수한 나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었음에도, 일단의 사람들은 애써 그것을 무시하려 들었고, 그런 현상을 내 나름대로 `확증편향`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모 신문사에 기고한 기억도 가지고 있다.　벌(罰)은 교묘히 피하거나 요행이 모면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과의 법칙에 따른 과보(果報)를 피할 곳은 없으니, 경(經)에도 이르기를 `한 번 지은 업(業)의 과(果)를 피할 곳은 산도 아니요 물도 아니라` 하지 않았던가? 들어간 대로 나오고, 뿌린 대로 거둔다. 폭음 후에 위장의 통증을 진통제로 우선 피해 볼 수는 있어도, 위장에 쌓인 상처는 결국 후일에 암(癌)의 원인을 만드는 것이다.　이제 또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되겠지만, 묵은 한 해의 끝은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의미한다. 부정할 것은 철저히 부정해야 참다운 긍정이 생길 것이며, 인과의 법칙은 인위(人爲)로 조작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긍적적인 인(因)을 만들지 않는다면 부정적인 과(果)는 바로 지금 당장에 예측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봄에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 가을에 추수할 곡식이 있을 리 없고, 밥을 짓지도 않았는데 솥 안에 뜸 든 밥이 있을 리 있겠는가? 다가오는 새해에는 모두가 긍정적인 생각으로 좋은 인(因)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더 낳은 우리사회와 경주의 미래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