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스포츠센터화재사고를 보고 언론들은 과거 대형사건들과 `판박이 참사`라고들 했다. 실제 2015년 1월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화재사건과는 너무나 흡사했다는 지적이다. 그 때도 5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다친 대형사고이면서 건물의 외장을 드라이비트라는 값싸고 불이 붙기쉬운 마감재를 사용해 윗층으로 불길이 삽시간에 번졌고 건물도 1층을 주차장으로 쓰는 피로티구조였다. 　당시에도 건물주변에는 많은 차량들이 불법으로 무질서하게 주차되어있는 통에 소방차진입이 어려워 진화와 인명구조의 골던 타임을 놓쳤던 것이다. 이밖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되풀이 되었고 이와 유사한 원인제공은 의정부 이전의 많은 사건에서도 흔히 보아왔다는 점에서 제천화재참사는 인재라고들 한목소리다. 　예방 가능한 사건에 대한 사전점검과 시정책이 따르지 못한 결과 유사사건이 되풀이되는 것을 두고 후진국형 사고이라고도 한다. 적어도 우리사회는 소득수준 3만달러를 넘어서는 경제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으나 사건사고에서는 후진국의식의 울타리를 벗어나지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사건 마무리를 짓지못하고 정치적 쟁점으로 남아있는 세월호조난참사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사고의 범주에 속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참사는 우리사회에 너무나 큰 트라우마로 남아 일반국민들이 웬만한 사고를 당하면 세월호를 떠올리게 되고 정치권 역시 엄청난 후유증으로 공포감에 휩싸였을 것으로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막상 이번 제천화재참사를 비롯 세월호참사이후 일어난 몇차례 대형사고를 접하면서 그러한 정서는 일부 국민에게만 국한될 뿐 이란 생각을 떨 칠 수 없다. 　대부분의 국민들과 정치권은 안점불감증이 여전한 것같다. 이번 화재의 경우 현장주변의 불법주차로 소방차진입이 어려웠다는 것과 이같은 불법주차를 막기위해 발의된 법안이 9개월째 처리되지않고 있다는 것은 이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특히 세월호참사의 진실규명을 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현여권은 적어도 안전사고에 대한 법적 처리와 행정적 조치에 대해선 이전정부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 같았으나 이번에 보여준 수준은 그렇게 만족스럽지않다. 　세월호사건에서와 같이 이번 사건도 직접 제공된 원인이 있고 그것이 사고발단의 직접적 책임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그에 못잖게 사고수습,인명구조 등에 장애요인이 되고 때로는 사고를 확산시킨 원인이 된 여러 간접적 원인제공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대형사고는 대체로 우리사회 구성원이 가진 안전의식을 포함한 준법정신, 자신의 역할 챙기기 등 의식의 저변과 깊은 관계가 있다. 어떤 사고든 철저한 원인 규명과 문책이 따라야하고 이들에 대한 법적 행정적 사후관리가 있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차원의 불시점검도 반드시 필요하다. 제도적 결함이 있는 사항은 국회가 이를 세밀히 검토, 입법조치를 통해 안전누수를 방지해야 한다.　이번 제천사고에도 문재인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정치권의 주요인사들이 대거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현장방문이 희생자유족이나 국민들의 좌절감에 희망이 되지못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무엇을 잘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보여주지못하기 때문이다. 　오즉하면 유족들이 `세월호이후 달라진게 뭐있느냐`고 했을까?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문대통령의 현장방문후 청와대대변인이 "유가족의 욕이라도 들어드리는 게 대통령이 지금해야할 일"이라며 "돌아오는 차안에서 또 울먹이신다"고 전한 것이다. 대통령 뿐아니라 국민들은 통곡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인데 문제는 이같은 사고의 재발을 어떻게 막겠다는 것이지에 대한 말이 필요한 것이지 눈물이 필요한 게 아니다.